미국 실리콘밸리서 포럼 개최...사업 전략 및 최신 기술 소개
경쟁 우위 확보할 수 있는 삼성전자만의 핵심 기술 공개 주목
지난해 시작한 턴키 서비스...파트너사 확대 통해 차별화 나서
1나노대 공정 양산 앞당겨 이뤄질까...빅테크 물량 수주도 관심

최시영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 사장이 지난해 열린 '삼성 파운드리 포럼'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뉴스퀘스트]
최시영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 사장이 지난해 열린 '삼성 파운드리 포럼'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뉴스퀘스트]

【뉴스퀘스트=김민우 기자】 삼성전자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포럼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샌드위치 위기'를 겪고 있는 삼성전자가 어떤 전략을 공개할지 많은 관심이 모이고 있다. 

대내외 상황은 녹록치 않다.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 1위 경쟁에서 대만의 TSMC 독주가 이어지는 가운데 미·중 업체들의 추격이 거세지며 2위 입지 조차 불투명해지고 있어서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경쟁 우위를 확보할 수 있는 키워드로 삼성전자 파운드리만의 신기술, 최첨단 나노 경쟁에서의 속도 우위, 빅테크 기업의 물량 수주 등 3가지를 꼽았다.

삼성전자는 턴키 서비스, 1나노 로드맵 공정, AMD 물량 확보로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포럼에서 해당 키워드에 대한 구체적인 전략 설명이 이뤄진다면 삼성전자도 반등의 계기를 확실히 마련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전자가 오는 12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서 파운드리 포럼을 열어 사업 전략과 최신 기술 등을 소개한다. 사진은 삼성전자 평택 2라인 전경. [삼성전자 제공=뉴스퀘스트]
삼성전자가 오는 12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서 파운드리 포럼을 열어 사업 전략과 최신 기술 등을 소개한다. 사진은 삼성전자 평택 2라인 전경. [삼성전자 제공=뉴스퀘스트]

1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날(국내 기준 13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서 자사 파운드리 포럼을 열어 사업 전략과 최신 기술 등을 소개한다. 

이번 포럼 연설에서 가장 기대되는 대목은 삼성전자의 핵심 전략인 '턴키' 서비스다. 

턴키 전략은 "열쇠만 돌리면 모든 것이 작동된다"는 뜻처럼 삼성전자가 메모리 공급, 첨단패키징, 테스트까지 고객사의 칩 제조에 필요한 모든 단계를 일괄적으로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처음으로 서비스를 시작했다.

생산 장비를 고려했을 때 삼성전자는 2.5D 패키징 공정과 고대역폭메모리(HBM)을 동시에 공급할 수 있는 유일한 기업이다. 

반도체 패키징 기술이란 웨이퍼(반도체의 재료가 되는 얇은 원판)에 회로를 새기는 전(前) 공정 이후 반도체 칩을 가공하는 후(後) 공정을 일컫는다.

장점은 확실하다는 분석이다. 

고객사 입장에선 파운드리, D램·HBM, 패키징을 각각 다른 업체에 맡기는 것보다 삼성전자의 '원스톱' 서비스가 시간과 비용면에서 더 효율적이라는 평가다.

문제가 될 수 있는 설계 과정에서의 오류 가능성도 SAFE(삼성전자 어드밴스드 파운드리 에코시스템) 파트너사 확대를 통해 미리 차단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까지 20개였던 패키징 파트너사를 1년새 10개 늘리며 올해 30개까지 확보한 상태다. 

다만 TSMC도 '턴키' 서비스 제공에 적극 나서고 있는 만큼, 삼성전자가 차별화된 전략을 보여줘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TSMC는 지난 4월 SK하이닉스와 기술 협력을 맺으며 6세대 HBM인 HBM4 요청에 공동 대응하기로 한 상황이다. 또한 대만 현지에 패키징 전용 공장 5곳을 운영하며 고객사 수요에 발을 맞추고 있다.

파운드리(Foundry)란?

파운드리는 반도체 설계·개발 기능 없이 제조만 담당하는 회사를 말한다. 반도체 위탁생산 업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완성된 칩을 생산해 파는 것은 아니며 고객사가 설계한 대로 실리콘 웨이버를 특정 공정으로 처리해 이를 통째로 납품한다.

반도체 설계·개발·판매만 하고 제조는 외주에 맡기는 팹리스(Fabless) 업체와는 정반대의 역할을 한다. 

◇TSMC, 인텔보다 늦어진 '1나노대' 공정 양산...포럼서 로드맵 당겨질까

삼성전자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클린룸 [삼성전자 제공=뉴스퀘스트]
삼성전자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클린룸 [삼성전자 제공=뉴스퀘스트]

파운드리 경쟁의 핵심인 '1나노'에 대한 삼성전자의 구체적인 로드맵도 주목된다. 

특히 경쟁사들이 당초 계획보다 앞당겨 1나노대 공정 양산에 나선다고 발표하면서 삼성전자의 1나노 로드맵도 앞당겨질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앞서 지난 2022년 파운드리 포럼을 통해 1.4나노 공정 양산을 오는 2027년부터 본격화 한다고 밝혔다.

경쟁사인 TSMC는 2027년 1.4나노 양산에 앞서 2026년에 1.6나노 양산을 시작하며 더 빨리 '1나노대' 기술을 고객사에 선보일 예정이다. 

2021년 파운드리 사업에 재진출한 인텔은 3나노 공정을 건너뛰고 올 연말에 1.8나노 공정을 양산한다는 계획이다.

나노 공정이란?

나노는 난쟁이를 뜻하는 그리스어 '나노스(Nanos)'에서 유래했다. '나노미터(nm)'는 10억분의 1미터(m) 크기를 나타내는데 쓰인다.

보통 머리카락 두께가 100만분의 1미터(1마이크로미터)인데, 이 머리카락 두께의 10만분의 1크기가 나노미터에 해당한다.

현재 파운드리 공정 기술은 한 자릿수 나노미터(nm)까지 진입했다. 이 숫자가 작아질수록 동일 면적의 웨이퍼(반도체 원재료) 안에 더 많은 반도체를 생산할 수 있기 때문에 나노 공정은 파운드리 경쟁에서 핵심 기술로 평가받는다.

3나노 파운드리 양산에 참여한 파운드리사업부, 반도체연구소, 글로벌 제조 및 인프라 총괄 관계자들이 지난 2022년 6월 손가락으로 '3'을 표하며 3나노 파운드리 양산을 축하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뉴스퀘스트]
3나노 파운드리 양산에 참여한 파운드리사업부, 반도체연구소, 글로벌 제조 및 인프라 총괄 관계자들이 지난 2022년 6월 손가락으로 '3'을 표하며 3나노 파운드리 양산을 축하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뉴스퀘스트]

글로벌 빅테크 기업의 물량 수주에 대한 소식도 포럼의 주요 관심사다. 

앞서 시스템 반도체 기업 AMD가 칩 생산 파트너를 삼성전자로 바꿀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삼성전자의 고객사 수주 물량 확대에 대한 기대감도 커졌다.

리사 수 AMD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28일 ITF World 2024 컨퍼런스 기조연설에서 "3나노 GAA 공정에서 신형 반도체를 양산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기술을 도입한 곳은 삼성전자가 유일해 사실상 AMD가 삼성전자 파운드리에서 새 반도체를 양산하겠다고 밝힌 것과 다름 없다는 해석이다. 

AMD는 전 세계 CPU(중앙처리장치)와 GPU(그래픽처리장치) 시장에서 각각 인텔과 엔비디아에 이은 2위 기업이다.

삼성전자가 해당 물량을 수주할 경우 파운드리 시장 내에서 삼성전자의 점유율이 반등할 것이란 예측이 나오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포럼을 통해 공정 로드맵과 수율에 대한 경쟁력을 입증한다면 주요 빅테크 고객사들 물량 수주를 기대할 수 있다"며 "이번 포럼이 삼성전자엔 반등의 시작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올해 1분기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 그래프. TSMC가 62%, 삼성전자가 13%를 차지했다. [카운터포인트 제공=뉴스퀘스트]
올해 1분기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 그래프. TSMC가 62%, 삼성전자가 13%를 차지했다. [카운터포인트 제공=뉴스퀘스트]

반면, 삼성전자가 AMD와의 협업을 공식화한다고 해도 엔비디아, 애플, 퀄컴 등을 주요 고객사로 확보한 TSMC와 격차를 좁히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진행하고 있는 기술 개발을 TSMC 역시 진행하고 있고, 속도나 생산 캐파 부분에서 TSMC가 앞서 있는 상태"라며 "포럼에서 이를 반전시킬만한 깜짝 발표가 나오지 않는 이상 격차 좁히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포럼의 기조연설은 최시영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 사장이 맡는다.

또 송태준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상무 등 임원 7명이 AI 솔루션, 프로세스 기술, 디자인 플랫폼, 고객사 현황 등에 대해 소개한다.

주요 고객사 최고경영자(CEO)도 연설에 나선다. 영국의 팹리스 반도체 기업 ARM의 르네 하스 CEO가 'AI 시대 맞이 가속화되는 컴퓨팅 플랫폼'을 주제로 발표한다. 

미국 반도체 설계기업 그로크의 조나단 로스 CEO와 이고르 아르소브스키 수석 아키텍트(설계 담당)는 자사의 생성형 AI 컴퓨팅 혁신 사례를 소개한다.

양사는 모두 삼성전자와 협력을 맺은 기업이다. Arm은 지난 2월 자사의 차세대 시스템온칩(SoC) 설계 자산(IP)을 삼성전자의 GAA 기반 최첨단 공정에 도입했다. 그로크는 차세대 인공지능 반도체 위탁생산을 삼성전자 파운드리에 맡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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