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사업 최적화 위한 '리밸런싱' 작업 진행
여러 전략 검토 가운데 SK이노·E&S 합병 유력
산업은행, SK그룹 투자 지원 요청설에 "요청한 적 없어" 일축

SK그룹이 사업 재편의 일환으로 에너지 사업체인 SK이노베이션과 SK E&S 합병 추진에 나서고 있다. 사진은 SK이노베이션 본사가 위치한 서울 종로구 SK 사옥. [사진=김민우 기자]
SK그룹이 사업 재편의 일환으로 에너지 사업체인 SK이노베이션과 SK E&S 합병 추진에 나서고 있다. 사진은 SK이노베이션 본사가 위치한 서울 종로구 SK 사옥. [사진=김민우 기자]

【뉴스퀘스트=김민우 기자】 SK그룹이 사업 재편의 일환으로 에너지 사업체인 SK이노베이션과 SK E&S 합병 추진에 나서고 있다. 

적자 늪에 빠진 SK온의 전기차 배터리 사업 경쟁력을 확보하는 한편, 계열사 간 중복된 사업 일원화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SK그룹은 사업 포트폴리오 최적화를 위한 '리밸런싱(재조정)'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여러 전략이 검토되고 있는 가운데 SK이노베이션과 SK E&S 합병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그룹 에너지 분야를 대표하는 중견 지주회사다. SK그룹 지주사인 SK㈜가 30%가 넘는 지분을 보유 중이다. SK E&S의 경우 SK㈜가 지분 90%를 보유하고 있다.

SK E&S가 해마다 조 단위의 이익을 내고 있는 상황에서 SK이노베이션은 주요 계열사인 SK온이 배터리 시장의 침체로 수천억원의 적자를 이어오고 있다.

정유, 화학, 배터리 등 사업을 하는 SK이노베이션의 자산은 86조원, LNG(액화천연가스)를 비롯해 수소 등 미래 에너지 사업을 하는 SK E&S의 자산은 19조원을 웃돈다.

양사의 합병이 확정될 경우 자산 규모 108조원에 달하는 초대형 에너지 전문 기업이 탄생한다. 한화그룹에 이어 재계 순위 8위에 해당하는 규모다. 

이와 관련해 SK그룹이 산업은행에 투자 자금 지원을 요청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이날 한 매체는 "SK그룹이 산업은행의 저금리 대출을 활용해 배터리와 반도체 투자를 이어가고 일부 계열사 통합·매각, 중복 사업 정리 등에 들어가는 자금을 대고자 한다"며 "SK그룹 경영진은 산은에 그룹 사업 재편 밑그림을 설명하고 협조를 구했다"고 보도했다. 

연이어 합병 소식이 전해지는 가운데, SK그룹은 구체적으로 결정된 것은 없다는 입장이다.

이날 불거진 산은 대출 투자 논의에 대해서도 SK그룹은 사업 재편 추진을 위한 자금 지원을 산업은행에 요청한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산업은행 역시 "대출 및 투자 관련 논의한 바도 전혀 없다"고 밝혔다.

또한 SK이노베이션과 SK E&S 합병설에 대해서도 지난 20일 해명 공시를 통해 "여러 전략을 검토하고 있으나 합병이 결정된 것은 없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업계 안팎에서는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으로 전기차와 배터리 시장이 침체된 상황을 고려한 SK온 지원 대책 등에 초점을 맞춰 조직 개편을 추진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아울러 SK온을 SK엔무브와 합병해 상장하는 방안과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 지분을 매각해 투자 자금을 확보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다만, 합병 등의 사안은 이사회와 임시 주주총회 등을 거쳐야 하는 데다 주주들의 반발 등이 예상되는 만큼 여러 방안을 놓고 내부적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SK그룹은 오는 28∼29일 경기 이천 SKMS연구소에서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등 경영진이 참석하는 경영전략회의를 열어 사업 리밸런싱 방향성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이 회의에는 최태원 회장, 최창원 의장, 최재원 SK이노베이션 수석부회장 등 SK그룹 주요 경영진들이 모두 참석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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