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캐즘으로 어려움 겪고 있는 SK온에 자금난 해결
사모펀드의 투자금 회수 및 주주 표심은 '변수'

SK그룹이 사업 재편의 일환으로 에너지 사업체인 SK이노베이션과 SK E&S 합병이 오는 17일 이사회를 통해 결정 될 예정이다. 사진은 서울 종로구 SK 사옥. [사진=뉴스퀘스트]
SK그룹이 사업 재편의 일환으로 에너지 사업체인 SK이노베이션과 SK E&S 합병이 오는 17일 이사회를 통해 결정 될 예정이다. 사진은 서울 종로구 SK 사옥. [사진=뉴스퀘스트]

【뉴스퀘스트=권일구 기자 】 SK가 추진 중인 사업구조 리밸런싱(재구조화)의 일환으로, SK이노베이션과 SK E&S 합병 결정 여부가 오는 17일 결정될 전망이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17일 이사회를 열고 SK E&S와의 합병을 결정할 예정이다.

만약 두 회사의 합병이 성사되면 자산 총액 100조원이 넘는 초대형 에너지 기업이 탄생하게 된다.

SK그룹은 보유 자산 86조원 규모의 정유 및 화학, 자원개발 등 화석연료 기반의 SK이노베이션과 자산 19조원 규모의 액화천연가스(LNG), 수소, 재생에너지 등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SK E&S를 합병을 추진하고 있다.

SK그룹의 에너지 사업 중간 지주회사인 SK이노베이션은, SK그룹의 지주사인 SK㈜가 36.2%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SK E&S는 지분 90%를 보유 중이다.

SK그룹 지주사인 SK㈜가 최대주주인 만큼, 양사의 합병안은 무난히 통과될 것으로 전망된다는 것이 업계의 시선이다.

또 이번 합병 논의는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SK온의 자금난을 해소하고, 향후 투자를 확대하기 위한 것으로 업계는 판단하고 있다.

지난 2021년 10월 출범한 SK온은,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자회사로 지난해 5818억원의 영업 손실을 비롯해, 올해 1분기 3315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는 등 출범이후 10분기 연속 적자 늪에 빠져 있다.

또한, 설비 투자 등을 위한 자금 투입을 이어가면서 SK온을 포함한 SK이노베이션의 올해 1분기 총 차입금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13.5% 증가한 33조4870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계획한 SK온 시설투자 규모는 약 7조5000억원으로 자금 수혈이 시급한 상황이다.

반면, SK E&S의 지난해 매출은 11조1700억원, 영업이익 1조3300억원이다. 합병시 SK E&S의 자금력으로 SK온에 수혈할 여력이 생긴다.

이에 SK그룹은 두 회사의 합병을 통해 에너지 사업 시너지와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자회사 SK온의 자금난 해소를 노리고 있다.

다만, 주주 반발 등 풀어야 할 숙제도 있다.

SK E&S인 경우 글로벌 사모펀드인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가 2021년부터 두 번에 걸쳐 3조원이 넘는 자금을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통해 SK E&S에 투자했다.

RCPS란 채권처럼 만기 때 투자금 상환을 요청할 수 있는 상환권과 우선주를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는 전환권, 회사 청산이나 인수합병 시 잔여재산이나 매각대금 분배에 보통주보다 유리한 권리를 가지는 우선권을 가지고 있는 보통주와는 다른 주식을 말한다.

만약, 합병 강행 시 오는 2026년까지 상환권을 행사할 수 있는 KKR이 원금 등 3조3000여억원에 대한 상환을 요구할 수 있으며, 상장사인 SK이노베이션인 경우 소액주주의 표심도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한편, SK이노베이션은 지난 12일 한국거래소 공시를 통해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합병 등 다양한 전략적 방안을 검토 중이다”라며 “이와 관련해 17일에 이사회를 열고 논의를 진행할 예정으로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는 없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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