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부채 관리 강화 목표로 무주택자에게 주담대 대출 허용하기로
주택 보유한 사람의 경우 주담대 만기·한도 축소 결정
금융당국 압박 기조에 타 은행들도 비슷한 주담대 정책 내놓을 듯

우리은행과 카카오뱅크가 가계대출 관리 강화를 위해 '무주택자 주택담보대출 허용' 정책을 발표한 가운데 다른 은행들도 비슷한 내용을 대출 정책을 내놓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서울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붙은 아파트 매매 매물 정보. [사진=연합뉴스]
우리은행과 카카오뱅크가 가계대출 관리 강화를 위해 '무주택자 주택담보대출 허용' 정책을 발표한 가운데 다른 은행들도 비슷한 내용을 대출 정책을 내놓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서울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붙은 아파트 매매 매물 정보.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민수 기자】 주택담보대출 증가폭이 두 달 연속 7조원을 넘기는 등 가계대출 증가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으면서 시중은행, 인터넷전문은행 가릴 것 없이 ‘집 있는 사람’에게 대출 제한을 억제하는 초강수에 나서고 있다.

우리은행과 카카오뱅크가 가장 먼저 관련 조치를 시행했는데 다른 주요 은행들도 가계대출 증가세를 누르기 위해 비슷한 정책을 시행할 전망이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오는 9일부터 주택을 한 채라도 보유한 사람에 한해 서울 등 수도권에 주택을 추가로 구입하기 위한 목적의 대출을 전면 중단한다.

또 우리은행은 서울 등 수도권 내 전세자금대출을 전 세대원 모두 주택을 보유하지 않은 무주택자에게만 지원할 예정이다.

여기에 추가로 주택담보대출 최장 만기를 기존 40년에서 30년으로 축소하면서 소득 대비 갚을 수 있는 범위 내에서 대출을 받도록 하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상승을 유도할 방침이다.

DSR이 상승하면 연소득 5000만원인 차주의 경우 대출금리 4.5%로 대출을 받았을 때 대출한도가 3억7000만원에서 3억2500만원으로 약 12%(4500만원) 감소하게 된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투기적 수요는 억제하는 대신에 꼭 필요한 실수요 중심으로 가계부채관리를 효율화한다는 취지를 가진 조치”라고 설명했다.

우리은행뿐 아니라 카카오뱅크에서도 비슷한 주담대 정책을 발표했다.

카카오뱅크는 오는 3일부터 주택구입자금 목적 주담대 대상자 조건을 기존 세대 합산 기준 ‘무주택 또는 1주택’ 세대에서 ‘무주택 세대’로 변경한다.

카카오뱅크는 주담대 대출 만기 역시 최장 50년(만 34세 이하)에서 30년으로 줄이기로 했는데 이렇게 될 경우 앞서 살펴봤듯이 DSR 계산식에서 연간 갚아야 하는 원리금 부담이 커지기 때문에 대출 한도 축소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이와 더불어 카카오뱅크는 임차보증금 반환이나 기존 대출 상환목적이 아닌 생활안정자금 목적 주담대 한도를 1억원으로 제한할 예정이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가계부채 관리에 적극 동참하고 급격한 수요 증가로 인한 고객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금리에 이어 대출 정책을 조정했다”며 “무주택자 등 실수요자에 대한 공급은 이어질 수 있도록 관심을 기울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에 우리은행과 카카오뱅크가 내놓은 ‘무주택자 주담대 대출’ 정책은 최근 두 달 사이 주요 은행들이 연이어 진행한 금리 인상보다 더욱 엄격한 조치다.

현재 금융당국은 은행권에 금리 인상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주담대를 비롯한 가계대출 관리 강화를 요구하고 있는데 우리은행과 카카오뱅크가 발 빠르게 ‘무주택자 주담대 대출’이라는 카드를 꺼내든 셈이다.

은행권에서는 이러한 움직임이 전반적으로 확산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리 인상, 주담대 한도·만기 축소 외에 효과적인 가계대출 억제 정책은 집이 없는 사람에 한해 대출을 허용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높은 예대금리차(예금과 대출 이자 차이)로 사회적 비판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다른 은행들도 금리 인상보다 우리은행과 카카오뱅크와 비슷한 형태의 추가 대책을 내놓을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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