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매수 추진한 영풍 주요 주주 및 경영진에 법적 대응

고려아연 노동조합 70여명이 19일 오전 광화문 MBK 본사앞에서 MBK자본을 규탄하는 집회를 진행하고 있다. [고려아연 제공=뉴스퀘스트]
고려아연 노동조합 70여명이 19일 오전 광화문 MBK 본사앞에서 MBK자본을 규탄하는 집회를 진행하고 있다. [고려아연 제공=뉴스퀘스트]

【뉴스퀘스트=권일구 기자 】 고려아연 노동조합과 근로자들(이하 고려아연 노조)가 자사의 지분을 공개매수하기로 결정한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이하 MBK)와 영풍에 “적대적! 악의적! 약탈적! 공개매수를 철회하라”는 입장을 밝혔다.

19일 업계 및 고려아연에 따르면, 노조원 약 70여명은 이날 오전 서울 광화문 MBK 사무실 앞에서 공개매스룰 반대하는 항의집회를 열었다.

이는 전날 MBK가 고려아연 공개매수에 대한 기자간담회를 예고한 것에 따른 것으로 전해진다.

고려아연 노조는 MBK가 오로지 돈을 벌기 위한 수단으로 매수하려 한다고 지적하며, 결코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공개매수에 대해 반대 의사를 밝혔다.

고려아연 노조는 “단기적인 이익만을 추구하며 건실한 기업들을 망가뜨리고 소속된 근로자와 국민들의 삶을 파괴하는 MBK파트너스는 오직 자신의 탐욕스러운 배를 더 많은 돈으로 채우기 원하는 약탈자”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MBK파트너스는 이미 과거의 행태를 통해서 노동자의 권리와 생존권, 회사의 장기적인 발전, 나아가 국가 산업의 경쟁력 따위에는 아무런 관심이 없음을 보여줬다”며 “지배구조 개선과 주주환원 제고를 핑계 삼아 회사를 장악한 뒤, 인력 감축, 투자 축소, 배당 이익 극대화, 그리고 외국자본에 매각하는 그야말로 국민의 삶을 좀먹고 국가의 자산을 팔아먹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고려아연은 MBK의 공개매수와 관련해 기업사냥꾼의 적대적 M&A라고 판단되는 만큼 공개매수에 반대 의사를 분명히 밝힌 바 있다.

고려아연은 “수차례 국내에서 시장 경쟁력이 있는 회사를 인수한 다음 핵심 자산을 매각하거나 과도한 배당금 수령 등을 통해 투자금 회수에만 몰두하는 등 약탈적 경영을 일삼아 왔다”고 꼬집으며, “고려아연의 경영권을 취득하는 경우 회사의 구성원과 지역사회 및 이해관계자들에게 막대한 피해가 발생할 것이다”라고 우려했다.

또한 사모펀드의 본질적인 투자수익 확보를 위해 전체 주주들 및 구성원들의 이익에 반하는 독단적인 경영을 할 가능성도 내비쳤다.

고려아연은 “당사는 트로이카 드라이브 전략을 통해 기존의 전통적인 제련 사업 분야에서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이차전지 소재와 자원순환, 신재생 에너지 등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신규 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라며 “공개 매수자들이 당사의 경영권을 확보하게 될 경우 이 같은 핵심 사업전략이 제대로 추진되지 못해 주주가치가 심하게 훼손될 우려도 매우크다”는 입장이다.

이어 “영풍이 기업사냥꾼인 공개 매수자와 결탁해 당사의 경영권을 확보하려는 시도다”라고 판단했다.

정치권에서도 MBK의 적대적 M&A 시도에 강한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박희승 의원(전북 남원장수임실순창)은 “MBK 파트너스 위탁운용사 선정 과정과 MBK 파트너스의 잇따른 논란이 ESG 원칙에 문제가 없는지 집중적으로 따져보겠다”며 “그리고 국민연금 위탁운용사 선정 관련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원칙 이행 촉구 및 대체투자 위탁운용사 선정과정에 ‘ESG 기준’을 마련할 것을 강력하게 지적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고려아연은 공개매수를 추진한 영풍의 주요 주주 및 경영진에 대해 법적 대응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고려아연, 영풍 및 영풍정밀 주주들은 위법 및 부당한 공개매수에 대한 책임을 추궁하기 위해 이사회의사록 열람등사 청구, 회계장부 열람등사 청구, 위법행위 유지청구 및 경영협력계약이 무효임을 확인하는 내용의 각종 가처분, 영풍 경영진에 대한 대표소송 등 각종 본안소송, 영풍 이사들에 대한 직무집행정지 가처분, 업무상 배임 등 형사고발,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에 따른 감독당국 진정 등 모든 가능한 법적 절차를 강구함으로 영풍 이사 및 경영진을 포함하여 이번 공개매수에 가담한 자들에 대한 엄중한 민ㆍ형사상 책임을 물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고려아연의 최대주주는 영풍으로 25.4%를 보유하고 있다. 영풍은 지난 13일 MBK의 특수목적법인(SPC) 한국기업투자홀딩스와 주주 간 계약을 체결했으며, 고려아연 지분 6.98∼14.61%를 주당 66만원에 공개매수한다고 밝힌 바 있다.

<세상을 보는 바른 눈 '뉴스퀘스트'>

 

관련기사

저작권자 © 뉴스퀘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