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 42곳, 지난해 연간 수수료 수입 1조 4211억 8600만원 거둬
KB국민은행, 1774억1900만원으로 1위…신한은행·삼성생명 순
퇴직연금 운용 수익률은 물가상승률보다도 낮은 것으로 집계
![25일 금융감독원이 통합연금포털에 게재한 ‘퇴직연금 비교공시’ 자료를 보면 각종 퇴직연금을 맡아서 관리·운용하는 금융사 42곳(보험사 16곳·은행 12곳·증권사 14곳)이 지난해 거둬들인 연간 수수료 수입은 1조 4211억8600만원으로 집계됐다. [사진=연합뉴스]](https://cdn.newsquest.co.kr/news/photo/202410/233251_130486_1338.jpg)
【뉴스퀘스트=김민수 기자】 퇴직연금 가입자가 늘면서 은행·보험사·증권사 등 퇴직연금 사업자들이 2023년 한 해 동안 수수료로 1조 4000억원이 넘는 수익을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25일 금융감독원이 통합연금포털에 게재한 ‘퇴직연금 비교공시’ 자료를 보면 각종 퇴직연금을 맡아서 관리·운용하는 금융사 42곳(보험사 16곳·은행 12곳·증권사 14곳)이 지난해 거둬들인 연간 수수료 수입은 1조 4211억8600만원으로 집계됐다.
상위 금융사 10곳을 보면 KB국민은행이 가장 많은 1774억1900만원의 수수료 수입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그 뒤를 이어 이어 ▲신한은행(1699억1300만원) ▲삼성생명(1419억2800만원) ▲하나은행(1308억1900만원) ▲우리은행(1170억1100만원) ▲IBK기업은행(1075억2200만원) 순이었다.
또 ▲미래에셋증권(962억2500만원) ▲NH농협은행(827억4600만원) ▲교보생명(400억8900만원) ▲한국투자증권(383억8200만원)이 상위권에 포진했다.
퇴직연금제도의 법적 근거가 되는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에 따라 사용자는 일정 금액(급여의 8.33%)을 보험료로 떼어 외부 민간 금융기관(퇴직연금 사업자)에 맡겨야 한다.
금융사는 해당 금액을 운용해서 수익을 낸 후 가입자(회사 또는 근로자 개인)에게 돌려줘야 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민간 금융사(퇴직연금 사업자)는 가입자에게 제공하는 업무 서비스(운용관리업무·자산관리업무·펀드 소개 등)에 대한 대가로 수수료를 받는데 운용관리 수수료, 자산관리 수수료, 펀드 총비용 등으로 구분된다.
운용관리 수수료는 가입자가 퇴직연금 적립금의 적정한 운용 방법에 대한 컨설팅, 적립금 운용 현황에 대한 기록관리 등의 서비스를 받고 지불하는 비용을 뜻한다.
자산관리 수수료의 경우 계좌 설정, 연금을 포함한 급여 지급 등 자산관리 서비스에 대한 돈이다.
펀드 총비용은 실적배당상품과 관련해 퇴직연금 사업자를 비롯한 금융사들이 받아 가는 각종 보수(운용·판매·수탁·사무관리 보수)와 수수료(선취·후취·매매 중개 수수료)를 의미한다.
이 중 펀드 총비용은 운용수익이 발생 여부에 상관없이 가입자(근로자 개인)의 투자 금액(원금+손익)에서 원천적으로 징수해가는 금액이다.
수수료는 퇴직연금 적립금에 차등 요율 방식, 단일 요율 방식 등 일정 비율로 부과하기에 향후 적립금 규모의 증가 수준에 따라 눈덩이처럼 불어날 가능성이 크다.
지난 2005년 12월 제도 시행 1년 후인 2006년 1조원에 못 미쳤던 퇴직연금 적립금은 10년 뒤인 2016년 147조원까지 증가했다.
이후 2018년 190조원, 2020년 256조원, 2022년 336조원, 지난해 382조4천억원 등으로 꾸준한 상승세를 보였으며, 올해 1분기 기준 385조7000억원을 기록했다.
이처럼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가 연평균 약 9.4% 성장세를 보이면서 10년 뒤인 2033년에는 현재의 2.4배인 940조원에 달해 ‘1000조원 시대’가 도래할 것이란 전망도 있다.
문제는 막대한 수수료를 지불하지만, 연금 운용실적을 보여주는 수익률은 형편없다는 점이다.
적립금 중에서 운용 수익이 기여하는 몫은 아주 적었고, 대부분은 가입자 증가로 금융사들의 이득이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고용노동부·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최근 5년, 10년 간 연 환산 퇴직연금 수익률은 각각 2.35%, 2.07%에 그쳤다.
그나마 이 정도 수익률을 거둔 이유는 지난해 주식시장 강세 등에 힘입어 전년(0.02%)보다 수익률(5.25%)이 많이 회복한 덕분인 것으로 분석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퇴직연금 수익률은 물가상승률조차 따라잡지 못하고 있으며, 국민연금보다도 훨씬 못하다.
2017년부터 2021년까지 5년 동안 국민연금의 연평균 수익률은 7.63%을 기록했다. 해당 기간 퇴직연금 수익률은 1.94%로 2% 미만에 불과했다.
즉, 금융사의 퇴직연금 수익률이 국민연금 수익률의 4분의 1에 불과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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