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말 기준 가계신용잔액, 1913조 8000억원 집계
증가 폭도 직전 분기보다 더 커져…두 분기 연속 증가세
주요 은행 가계대출 관리 강화 기조로 4분기엔 하향 전망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4년 3분기 가계신용(잠정)’ 통계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가계신용 잔액은 1913조 8000억원으로 집계되면서 2002년 통계 작성 후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서울의 한 은행에 주택담보대출 안내 현수막 모습. [사진=연합뉴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4년 3분기 가계신용(잠정)’ 통계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가계신용 잔액은 1913조 8000억원으로 집계되면서 2002년 통계 작성 후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서울의 한 은행에 주택담보대출 안내 현수막 모습.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민수 기자】 한국 경제를 위협하고 있는 가계 빚이 올해 3분기(7~9월)에 2002년 통계 작성 후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여전히 ‘영끌’(영혼까지 끌어모다 부동산 투자) 열기가 계속되면서 주택담보대출 등 전체 가계 빚이 늘어났다.

최근 주요 은행들이 가계대출 총량 관리에 나서고, 금융당국도 2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9월부터 시행했지만, 이러한 효과는 4분기에나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1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4년 3분기 가계신용(잠정)’ 통계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가계신용 잔액은 1913조 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2분기 말(1895조 8000억원)과 비교했을 때 무려 18조원이 증가했고, 심지어 지난 2002년 4분기 관련 통계 공표 이래 가장 큰 규모를 기록했다.

가계신용은 가계가 은행·보험사·대부업체·공적 금융기관 등에서 받은 대출에 결제 전 카드 사용 금액(판매신용)까지 합친 ‘포괄적 가계 부채’를 의미한다.

우리나라 가계신용은 통화 긴축 속에서도 ▲2023년 2분기(+8조 2000억원) ▲3분기(+17조 1000억원) ▲4분기(+7조원) 계속 증가세를 보이다가 올해 1분기 3조 1000억원 감소했다.

그러나 곧바로 반등해 두 분기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심지어 증가 폭도 2분기(+13조 4000억원)보다 3분기(+18조원)에 더 커졌다. 2021년 3분기(+35조원) 이후 3년 만에 최대 규모다.

가계신용 중 판매신용(카드 대금)을 뺀 가계대출을 보면 3분기 말 잔액이 1795조 8000억원으로 전 분기 말(1779조 8000억원)보다 16조원 늘었다. 

해당 수치도 2021년 3분기(+34조 8000억원) 이후 가장 큰 증가 폭을 보였다.

이 중 주택담보대출(잔액 1112조 1000억원)은 19조 4000억원 증가했다. 

다만, 신용대출 등 기타 대출(잔액 683조 7000억원)의 경우 3조 4000억원 감소하면서 12분기 연속 뒷걸음쳤다.

대출 창구별로는 예금은행에서 가계대출(잔액 959조 2000억원)이 석 달 사이 22조 7000억원 증가했다. 주택담보대출이 22조 2000억원 늘었고, 기타 대출까지 5000억원 불었다.

이와 비교했을 때 상호금융·상호저축은행·신용협동조합 등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잔액 304조 3000억원)은 1조 7000억원 감소했다. 

주택담보대출이 9000억원 늘었지만,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이 2조 6000억원 축소된 점이 영향을 끼쳤다.

보험·증권·자산유동화회사 등 기타금융기관의 가계대출(잔액 532조 4000억원)도 4조 9000억원 줄었다.

이에 대해 김민수 한국은행 금융통계팀장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택 거래가 늘면서 주택담보대출 증가 폭이 커졌다”고 밝혔다.

실제로 수도권 주택 매매거래량은 지난해 4분기 5만3000호에서 올해 1분기 5만9000호로 증가했고, 2분기와 3분기에도 각각 8만3000호, 9만6000호로 늘었다.

김 팀장은 “당국의 2단계 스트레스 DSR 등 거시 건전성 정책과 은행권의 가계대출 관리 등으로 9월 들어 가계대출 증가세가 둔화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수도권 주택 거래 증가 속도도 더뎌진 만큼, 주택거래에 1~3개월 후행하는 주택담보대출의 특성을 고려할 때 당분간 대출 증가세 둔화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3분기 가계신용 중 판매신용 잔액(118조원)은 신용카드사를 비롯한 여신전문회사 위주로 2조원 불었다.

김 팀장은 “추석 연휴 등에 신용카드 사용 규모가 커졌기 때문인 것을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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