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퀘스트=김민수 기자】 금융당국이 주요 은행들에 가계대출 관리 강화를 주문하면서 은행권 가계대출 증가세는 둔화됐지만, 제2금융권에 대출 수요가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이 발표한 ‘가계대출 동향’에 따르면, 은행과 제2금융권을 포함한 금융권 전체 가계대출은 10월 중 6조 6000억원 늘면서 9월(+5조 3000억원)보다 증가 폭이 커졌다.

주택담보대출은 5조 5000억원 증가해 전월(+6조 8000억원)보다 증가 폭이 줄었다.

그러나 신용대출 등 기타 대출이 은행권과 제2금융권 모두 증가로 전환하면서 총 1조 1000억원 늘었다.

업권별로는 제2금융권 가계대출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금융권 가계대출은 2조 7000억원 불면서 전월(-3000억원)보다 급증했다. 지난 2021년 11월(+3조원) 이후 2년 11개월 만의 최대 증가 폭이다. 

주택담보대출이 1조 9000억원 늘면서 전월(+7000억원)보다 증가 폭이 두드러졌다. 중도금·잔금대출 증 집단대출 위주의 대출 수요 이동도 관찰됐다.

기타 대출의 경우 카드론, 보험계약 대출 등을 중심으로 8000억원 늘었다.

세부 업권별로는 상호금융권 가계대출이 9000억원 증가했다.

새마을금고가 1조원 늘어나며 상호금융권 증가세를 이끌었으며, 농협(+200억원), 수협(+500억원) 등도 증가세를 보였다. 신협(-2000억원), 산림(-100억원) 등은 감소했다.

여신전문금융사도 9000억원 증가했고, 보험(5000억원), 저축은행(4000억원) 등도 늘었다.

여전업권에서는 카드론, 보험업권은 보험계약대출, 저축은행업권이 신용대출 위주로 각각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다.

이와 비교했을 때 은행권 가계대출 증가세는 둔화 흐름을 보였다.

이날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10월 말 기준 예금은행의 가계대출(정책모기지론 포함) 잔액은 1139조 5000억원으로 9월 말보다 3조 9000억원 증가했다.

올해 4월부터 7개월째 증가세를 이어갔지만, 지난 9월(+5조 6000억원)보다는 증가 폭이 감소했다.

가계대출 종류별로는 전세자금대출을 포함한 주택담보대출(900조 3000억원)이 3조 6000억원, 신용대출 등 기타 대출(238조 1000억원)이 3000억원 증가했다.

이 중 주택담보대출은 은행 자체 주택담보대출이 1조 5000억원, 정책성 대출이 2조 1000억원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박민철 한국은행 시장총괄팀장은 “비은행권 쪽으로 대출 수요가 이동한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업권 간의 규제 차이를 바탕으로 투기 수요가 나타나지 않도록 경계감을 갖고 살펴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가계대출 증가 폭은 올해 10월 금융통화위원회 때 예상했던 수준”이라며 “연말까지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증가세 둔화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 단지 입주를 전후한 대규모 대출 수요에 대해 “이달 말부터 내년 3월까지 입주 기간이 분산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가계대출의 전반적인 흐름을 바꿀 정도로 큰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10월 말 기준 예금은행의 기업 대출 잔액은 1324조 3000억원으로 9월 말보다 8조 1000억원 증가하면서 전월(+4조 3000억원)보다 증가 폭이 확대됐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대출이 각각 2조 9000억원, 5조 3000억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한국은행은 중소기업 대출의 경우 부가가치세 납부, 중소법인 시설 자금 수요 등으로, 대기업 대출은 분기 말 일시 상환분 재취급 등으로 각각 증가 폭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10월 말 예금은행의 수신(예금) 잔액은 2399조 2000억원으로, 9월 말보다 8조 4000억원 늘어났다.

정기예금은 은행의 규제 비율 관리를 위한 예금 유치 노력과 지방자치단체 자금 일시 예치 등으로 14조 4000억원 불어난 반면에 수시입출식 예금은 부가세 납부 등으로 12조 5000억원 줄었다.

그 외 자산운용사 수신은 머니마켓펀드(MMF·+17조 5000억원), 채권형 펀드(+5조 6000억원) 등을 중심으로 29조 6000억원 증가했으며, 주식형 펀드에는 1조 3000억원이 유입됐다.

금융위원회는 2금융권 가계대출이 급증세를 보이면서 은행권에서만 제출받아온 연간 가계대출 관리 방안을 2금융권에서도 받기로 했다.

금융감독원도 새마을금고, 농협 등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가계대출 증가세가 뚜렷한 곳을 대상으로 가계대출 취급 실태 점검에 나설 계획이다.

권대영 금융위원회 사무처장은 “가계대출을 엄격히 관리하면서 이러한 과정에서 서민·취약계층에 과도한 자금 애로가 발생하지 않도록 균형감 있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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