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2년 1개월 만에 1440원대 뛰어…해제 후 1400원대 내려와
정치 불확실성 증폭되면서 국내 증시의 단기 변동성 확대 불가피
금융당국 “금융·외환시장 불안 요인에 필요한 시장안정조치 즉각 가동”
韓 증시 낙폭 과대 현상 등으로 이른 시일 내 안정 되찾을 것이라는 의견도
![윤석열 대통령이 간밤 비상계엄을 선포한 뒤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고, 비트코인 원화마켓 가격이 급락하는 등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졌지만 해제가 발표된 뒤 안정을 되찾고 있다.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사진=연합뉴스]](https://cdn.newsquest.co.kr/news/photo/202412/235574_133280_4958.jpg)
【뉴스퀘스트=김민수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간밤 비상계엄을 선포한 후 약 6시간 만에 해제를 결정하면서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약 2년 1개월 만에 1440원대를 찍었고, 코스피·코스닥 지수는 장 개장 후 1% 넘게 하락하면서 투자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
금융당국과 증권업계는 이번 비상계엄 선포·해제가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을 예의주시하면서 각각 대응책 마련과 투자전략 수립에 고심 중이다.
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뒤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고, 비트코인 원화마켓 가격이 급락하는 등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진 상태다.
다만, 국회가 이번 비상 계엄령과 관련해 여야 의원 총 190명이 참석한 본 회의에서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가결하고, 윤 대통령이 이를 받아들이면서 원/달러 환율은 1440원대에서 1400대로 다시 내려왔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약 6시간 만에 계엄 사태가 종료되기는 했지만, 미국 증시에 상장된 한국 상장지수펀드(ETF) ‘EWY’, 환율 등 금융시장의 가격 레벨이 전날 장 마감 당시보다 높은 수준으로 올라섰다는 점 자체가 신경 쓰이는 부분”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현재 한국 고유의 정치 불확실성이 증폭된 상태”라며 “향후 단기적으로 국내 증시의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한 연구원은 그러나 “정부의 무제한 유동성 공급 등 금융시장 안정 조치와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등이 예정돼 있는 점을 고려하면 변동성 증폭의 지속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이날 금융감독원은 이복현 원장 주재로 긴급금융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비상계엄 선포·해제로 나타날 수 있는 금융·외환시장 불안 요인에 필요한 시장안정조치가 즉각 가동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금융업권별 외화자금 사정, 가상자산시장의 변동성 등을 면밀히 들여다보면서 관계기관과 신속히 정보를 공유·공조하고, 비상 대응체계를 통해 금융상황 점검회의를 수시로 여는 등 위기대응에 만전을 기할 방침이다.
이복현 원장은 부원장과 주요 금융업권 담당 부서장들에게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경각심을 갖고 만반의 대응 태세를 갖춰 시장안정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번 비상계엄 선포·해제 여파로 인해 원화 가치는 이날 장 초반부터 큰 폭의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오전 9시10분께 전날 주간 거래 종가(오후 3시30분 기준)보다 3.3원 오른 1406.2원에 거래됐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긴급 거시경제·금융현안 간담회를 열고 “당분간 주식·채권·단기자금·외화자금시장이 완전히 정상화될 때까지 유동성을 무제한으로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코스피와 코스피 지수도 이전 거래일보다 1% 넘게 하락 출발하면서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는데 증권업계는 향후 외국인 수급 이탈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김지원 KB증권 연구원은 “약해진 펀더멘털(기초여건)에 더해진 정치 불확실성은 원화 자산의 매력도를 반감시키는 요인”이라며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조언했다.
하나증권 리서치센터는 “계엄령은 해제됐으나 법리 논란 등 후폭풍이 클 것으로 보이는 만큼 주식, 펀드 등의 고객들의 자금 이탈 우려가 상존한다”며 “주식시장은 불확실성에 따른 단기 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외인들도 변동성 확대에 따른 불확실성으로 투자금 일부 회수 가능성이 있다”며 “상대적으로 부족한 국내시장 유동성을 고려할 때 외국인의 투자금 회수가 실현될 경우 낙폭을 확대할 가능성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와 반대로 일각에서는 올해 들어 한국증시가 낙폭 과대 현상을 보였기 때문에 비상계엄 선포·해제에 따른 혼란이 이른 시일 내 안정을 되찾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단기 변동성 확대를 경계하지만, 비상계엄이 선포 직후 해제됐고 이 과정에서 환율, 야간 선물시장 등 낙폭이 축소됐다는 점을 감안할 때 금융시장 충격 강도는 제한적일 전망”이라고 밝혔다.
그는 “국내 증시와 외환시장은 극심한 저평가 영역에 있었던 만큼 점차 안정을 찾아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나정환·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비상 계엄령이 선포된 이후 의회가 소집되고 계엄령 해제가 빠르게 진행되었다는 점에서 한국 정치 시스템에 대한 긍정적 시각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단기적으로 외국인 투자자가 한국 주식시장에서 이탈하면서 주가가 급락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며 “그러나 이번 이슈가 한국 주식 시장의 펀더멘털 변화 요인이 아니라는 점에서 주가가 급락할 시 매수 대응 전략도 유효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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