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률형 아이템, 완전히 없애는 건 불가능...세련된 형태로 발전해야"
"AI 기술, 이미 게임 제작에 빠르게 활용...기존 업무 대체 가능성 커"
"트랜스 미디어 전략 중요해져...게임사, IP의 확장 및 재해석 이뤄져야"

김정태 동양대학교 게임학부 교수(56)가 올 한해 게임산업의 주요 화두로 '웹 3.0 기반 게임', '블록체인 게임', 'IP(지적재산권) 확장' 등이 떠오를 것이라고 했다. [사진=김민우 기자]
김정태 동양대학교 게임학부 교수(56)가 올 한해 게임산업의 주요 화두로 '웹 3.0 기반 게임', '블록체인 게임', 'IP(지적재산권) 확장' 등이 떠오를 것이라고 했다. [사진=김민우 기자]

【뉴스퀘스트=김민우 기자】 김정태 동양대학교 게임학부 교수(56)가 올 한해 게임산업의 주요 화두로 '웹 3.0 기반 게임', '블록체인 게임', 'IP(지적재산권) 확장' 등을 꼽았다.

김 교수는 뉴스퀘스트와의 신년 인터뷰에서 "건전한 게임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선 개발사들과 함께 플레이어들의 노력도 필요하다"며 "이와 함께 연구자들과 업계 종사자 간에 꾸준한 상호작용이 이뤄지는 기반이 마련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다양한 게임들이 올해 출시될 가운데 디아블로, GTA 시리즈 등이 기대된다"면서 "국내 게임의 경우에는 엔씨소프트의 프로젝트 LLL이 이스포츠로 활용되기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김 교수와 일문일답

-지난해(2024년) 게임업계 주요 이슈 3가지를 꼽는다면.

: 확률형 아이템 정보공개 제도 시행, 인공지능(AI) 서비스 및 게임들의 등장, '나 혼자만 레벨업' 흥행 등을 꼽고 싶다. 확률형 아이템 정보공개 제도 같은 경우에는 이용자들의 대규모 소송이나 게임사들의 대규모 구조조정과도 연관성이 있다. '나 혼자만 레벨업'은 넓게 보자면 IP(지적재산권) 흥행과 중요성과도 관련이 있다.

-확률형 아이템 정보공개 제도는 시행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는데

: 확률형 아이템을 얘기하려면 시간을 20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일본에서 소위 가챠라고 불리는 랜덤 뽑기가 넥슨의 '메이플스토리'를 중심으로 게임 내에서도 적극 도입됐다. 다른 게임사들도 확률형 아이템을 적극 활용하기 시작했는데, 거기서부터 국내 게임사들의 비즈니스 모델(BM) 다변화에 덜미를 잡았다고 본다.

-유독 국내에서만 확률형 아이템이 부각된 이유는 무엇인지

: 1990년대에 패키지 게임이 흥행을 할 때가 있었다. 이것이 스타크래프트까지 이어지면서 네트워크가 지원되는 패키지 게임이 대거 등장했다. 그런데 국내에서는 불법 복제가 심각해지면서 사실상 게임사들이 BM 방향을 다른 쪽으로 틀었던 것이다.

-다른 방향이 '확률형 아이템'이었던 것인지

: 그러면서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이 국내 게임산업에서 활로를 틀게 되고, 매출을 벌어야 하는 게임사들로선 불법 복제가 계속되는 패키지 게임보다는 부분 유료화 방식의 BM을 찾을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이번 제도 시행으로 확률형 아이템이 줄어들 것이라 보는지

: 국내 게임 산업의 역사를 안다면 변화하기가 쉽다고 볼 수 없다. 구독제나 배틀 패스 등이 대안으로 제시되긴 하지만, 이미 게임사 매출의 70~80%가 확률형 아이템에서 나온다. 결국 확률형 아이템을 없애는 것보단 세련된 형태로 발전시키는 게 필요하다고 본다.

김정태 교수와 지난해 12월 16일 서울의 한 카페에서 만나 2025년 게임산업 전망에 관한 얘기를 나눴다. [사진=김민우 기자]
김정태 교수와 지난해 12월 16일 서울의 한 카페에서 만나 2025년 게임산업 전망에 관한 얘기를 나눴다. [사진=김민우 기자]

-AI 게임들의 등장을 지난해 게임 핵심 키워드로 꼽았다

: 크래프톤이 지난해 발매한 AI 게임들이 일종의 표면으로 드러난 결과물이라고 한다면, 사실 수면 아래에는 게임 제작에 AI 기술이 이미 많이 활용되고 있다고 할 수 있겠다.

-AI가 향후 게임업계에 미칠 영향은 무엇이라고 보는지

: 게임 제작엔 크게 기획, 프로그래밍, 그래픽 부문으로 나뉠 수 있다. 이젠 생성형 AI한테 키워드 몇 개만 던져주면 기획 설정을 해주는 것은 너무도 쉽게 이뤄진다. 그간 몇천만원씩 외주로 해결했던 것들이 사실상 AI로 한번에 해결되는 상황이 생기게 된 것이다. 사실상 AI가 더 적극적으로 활용되는건 시간문제라고 할 수 있겠다. 다만 그렇게 만든 게임이 플레이어들에게 인기를 끄는 건 별개의 문제다.

-또 다른 키워드로 넷마블의 '나 혼자만 레벨업' 흥행을 꼽았다

: 방준혁 넷마블 의장이 트랜스 미디어 전략을 언급한 바 있다. 쉽게 말해 특정 영역에서 성공을 거둔 IP(지적재산)를 인접 영역으로의 확장하는 것인데, 이것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그런 점에서 지난해 출시된 넷마블의 여러 게임들이 이같은 전략을 많이 차용한 것 같아 고무적이라는 평가를 하고 싶다.

-올해 게임 산업의 주요 키워드를 꼽아본다면

: 웹 기반의 게임, 블록체인 게임, IP 확장 등이 중요하게 부각될 것으로 생각한다. 

-구체적으로 설명한다면

: 웹 3.0 기반의 게임은 기술적 발전과 맞닿아 있다. 현재 유니티나 언리얼 등의 게임 엔진을 통해 게임 퍼블리싱이 가능한데, 웹 3.0까지 기술이 발전하면 다운로드 받지 않고도 웹에서 바로 접속해서 할 수 있게 된다. 쉽게 말하면 게임 엔진을 활용하지 않고도 플레이할 수 있는 방식의 게임들이 올해 화두가 되지 않을까 싶다.

-블록체인 게임을 꼽은 이유가 있다면

: 블록체인 게임은 엑시 인피니티에서 P2E(게임 내에서 암호화폐와 같은 현금화가 가능한 재화를 취급하는 게임)라고 불렸던 모델이다. 물론 엑시 인피니티처럼 하루 종일 게임을 해서 2000~3000원씩 버는 그런 게임이 될 수도 있겠지만 그것보다 블록체인이 갖고 있는 분산화의 개념, 투명한 계약, 공정한 계약 등이 이뤄지는 모델의 가능성을 말한 것이다. 현재 많은 게임사들도 다양한 경로를 통해 블록체인 게임을 제작하고 있는데, 올해에 좀 더 이슈가 되지 않을까 한다.

김 교수는 "다양한 게임들이 올해 출시될 가운데 디아블로, GTA 시리즈 등이 기대된다"면서 "국내 게임의 경우에는 엔씨소프트의 프로젝트 LLL이 이스포츠로 활용되기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김민우 기자]
김 교수는 "다양한 게임들이 올해 출시될 가운데 디아블로, GTA 시리즈 등이 기대된다"면서 "국내 게임의 경우에는 엔씨소프트의 프로젝트 LLL이 이스포츠로 활용되기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김민우 기자]

-올해 기대되는 게임이 있다면

: 디아블로 시리즈 같은 경우에는 오랫동안 즐겨왔던 게임이라 기대가 된다. GTA 시리즈도 마찬가지다. 국내 게임 관련해서는 엔씨소프트의 후속작들이 기대된다. 일부 프로젝트들이 중단되긴 했지만, LLL 같은 경우에는 이스포츠화 하기에 괜찮은 게임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게임학부 교수로서 건전한 게임 문화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선 어떤 것이 필요하다고 보는지

: 게임 개발사들의 노력도 필요하지만 플레이어들의 성숙한 문화 역시도 마련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게임 연구자로선 게임 산업 저반에서 연구가 지속적으로 이뤄져서 이러한 결과물이 게임 업계와 꾸준히 상호작용할 수 있는 기반이 만들어졌으면 한다. 안타까운게 게임 관련 전공으로 학부에서 석사, 박사까지 올라오는 연구자들이 많지 않은 상황이다. 게임 분야에서 15~20년 이상 연구해온 이들과 게임 종사자 간의 협업이 좀 더 넓어지면 좋지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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