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회장, 항소심 무죄 판결
사법 리스크 벗고 등기 이사 복귀 '기대'
4대 그룹 총수 중 유일하게 미등기 이사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3일 오후 서초구 서울고법에서 열린 부당합병·회계부정 혐의 항소심 선고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3일 오후 서초구 서울고법에서 열린 부당합병·회계부정 혐의 항소심 선고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황재희 기자】사법리스크에서 벗어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향후 행보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경영에만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기에 앞으로 활발한 대외 행보가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다음달 열릴 예정인 삼성전자 주주총회에서 이 회장이 등기이사로 복귀할지 여부도 관심사다.

재계에서는 이 회장이 등기이사로 복귀해 책임경영에 나서는 한편 옛 미래전략실(미전실)과 같은 내부 컨트롤 타워 재건, 대형 M&A(인수합병)등을 통해 미래 준비에 속도를 높여야할 시기라고 보고 있다.

3일 재계에 따르면 이 회장이 사법리스크를 벗게 됨에 따라 등기 이사로 복귀해 책임경영에 나설지가 주목되고 있다. 

이 회장은 삼성, SK, 현대자동차, LG 등 4대 그룹 총수들 중 유일하게 미등기 이사 신분이다. 2016년 책임경영을 위해 사내이사에 올랐지만 사법리스크의 시발점이 된 국정농단 사태로 인해 2019년 등기이사에서 내려왔다. 때문에 책임경영에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을 안팎으로 받아왔다. 

삼성전자 준법감시위원회(준감위)는 이 회장의 등기이사 복귀 필요성을 강조해 온 대표적인 곳이다.

이찬희 위원장은 지난해 발간한 준감위 연간 보고서에서 “경영 판단의 선택과 집중을 위한 컨트롤타워의 재건, 조직 내 원활한 소통에 방해가 되는 장막의 제거, 최고경영자의 등기임원 복귀 등 책임경영 실천을 위한 혁신적인 지배구조 개선"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이번 항소심 무죄 판결로 이 회장의 경영 행보가 자유로워진만큼 위기 극복을 위해 이 회장이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도 관심이 쏠린다.

과거 이건희 선대회장의 경우 '신경영 선언'과 같은 메시지를 발표하며 삼성전자의 과감한 체질을 주문하고 실행에 옮겼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분기 반도체 업황 회복과 함께 실적 회복이 가시화되는가 싶었지만 2분기 이후로는 시장 기대치를 밑도는 실적을 내며 위기설이 가중되고 있다. 이외에도 AI(인공지능)반도체인 HBM(고대역폭메모리)경쟁력 부족, 인재와 기술 유출, 노조 파업 사태, 주가 하락 등을 연달아 겪으며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반면 이 회장은 지난해 취임 2주년, 삼성전자 창립 55주년, 반도체 사업 50주년 등 굵직한 내부 행사에도 별다른 메시지 없이 조용한 행보를 지속해왔다. 

이 회장의 침묵이 위기를 위기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의미는 아니다. 그는 지난해 11월25일 열린 항소심 최후 변론에서 "삼성의 미래에 대한 우려가 매우 크다는 것을 잘 안다"면서 위기를 사실상 인정했다.

이 회장은 "지금 삼성이 맞이한 현실은 그 어느 때보다 녹록지 않지만 어려운 상황을 반드시 극복하고 앞으로 한발 더 나아가겠다”고 재판부에 선처를 호소했다.

이제 사법리스크를 벗어내며 이 회장은 한결 가벼워졌지만 한편으론 본격적으로 리더십과 사업 역량을 증명해야 하는 과제를 떠안게 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주력사업인 반도체 기술경쟁력 회복과 함께 미래 준비를 위한 신사업 발굴도 중차대한 과제다. 삼성전자의 대규모 M&A는 2016년 하만 인수 이후 9년째 진행되지 않고 있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에 따라 글로벌 경영환경이 악화되면서 삼성전자의 경영전략 역시 더 고도화, 치밀해져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를 위해선 무엇보다 이 회장의 적극적인 경영 참여와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재계 관계자는 "트럼프 정부의 관세전쟁, 중국의 딥시크로 촉발된 AI 경쟁에서 삼성이 제 역할을 다하기 위해서는 책임있는 경영자의 복귀가 무엇보다 필요한 시기"라며 "이 회장이 사법리스크를 떨쳐낸만큼 활발한 대외행보를 통해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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