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골드바 판매 차질 빚고, 금은방에서도 물량 부족 호소
g당 금값 8만6000원에서 16만원으로 ‘껑충’
안전자산 선호로 당분간 금값 상승세 이어질 듯

서울 종로구 한 귀금속 판매점에서 직원이 골드바를 정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 종로구 한 귀금속 판매점에서 직원이 골드바를 정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민수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관세 전쟁’을 시작하는 등 전 세계 경제가 불확실성에 빠지면서 대표적 안전자산인 금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이에 따라 시중은행과 금은방에서는 금을 사고 싶어도 살 수 없는 품귀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조폐공사는 최근 주요 시중은행들에게 골드바 판매 중단을 알리는 공문을 보냈다.

한국조폐공사는 홈페이지에 “금 원자재 수급 문제로 골드바 판매를 일시 중단한다”며 “이른 시일 내 판매를 재개하도록 노력하겠다”는 내용을 담은 공지를 내걸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시중은행에서는 골드바 구매가 쉽지 않은 상태다.

은행들은 한국조폐공사 대신 한국금거래소 등에서 골드바를 공급받고 있으나, 일부 은행에서는 1kg짜리 골드바만 취급하는 등 사실상 개인 고객 거래가 멈췄다.

아직 신한은행, NH농협은행 등은 골드바를 정상적으로 판매되고 있지만, 당분간 수급 상황에 따라 약 1~2주 배송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

금값이 급등하고, 수요가 많아지면서 금은방을 방문하는 소비자들도 증가하는 추세다.

금값이 더 오를 것으로 기대한 투자자들이 대거 물량을 사들이면서 골드바 품귀 현상도 관측된다.

금은방을 운영하는 상인들은 “투자 목적으로 골드바를 찾는 사람들이 꽤 많아졌다”, “14K 또는 18K보다 차라리 투자가치가 있는 24K 제품을 선호하는 추세”라는 반응들을 보였다.

실제로 금값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11일 기준 100g 골드바의 g당 금값은 15만6230원으로 거래소 금 시장이 개장(2014년 3월) 이후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특히 지난 10일 세운 역대 기록(15만원)을 이틀 연속 갈아치웠다.

1kg 골드바의 g당 금값 역시 15만9410원에 달하는 등 연일 사상 최고치를 찍고 있다.

이러한 추세라면 금값은 조만간 g당 16만원을 넘어설 가능성도 있다. 지난해 2월 13일 금값이 g당 8만6000원대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1년 사이 두 배로 가격이 급등한 셈이다.

그 결과, 일일 금 거래대금도 연일 최고 기록을 만들어내고 있다.

지난 5일 1088억원으로 사상 최초로 1000억원을 넘긴 일일 금 거래대금은 지난 6일 1113억원, 지난 11일 1019억원을 기록했다.

금값 품귀 현상이 발생하는 이유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불붙인 관세 전쟁에 따른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으로 인해 안전자산인 금에 대한 투자 수요가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금융시장에서는 관세전쟁이 현실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면서 금리·환율이 급상승하고 증시가 급락하는 등 불확실성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

금융업계에서는 투자자들이 대표적 안전자산인 금을 대체 투자처로 선호하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는 것으로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한풀 꺾이면서 지난해 말 금값 상승 현상이 잠시 숨을 골랐지만, 당분간 경제 불확실성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도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10일(현지시간) 온스당 2911달러를 넘어서는 등 올해 들어 7번 연중 최고치를 쓴 국제 금값은 조만간 3000달러를 넘어설 것이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연내 50bp까지 축소된 기준금리 인하 기대치 후퇴가 지난해 말 귀금속 섹터에 선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실질금리 급등을 초래하는 일시적, 또는 예상밖 경기침체 쇼크가 없는 한 금과 은 가격 동행은 지속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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