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부회장, 주주들에게 "심려 끼쳐 죄송"사과
"HBM3E 올 2분기, HBM4는 하반기 공개"
지난해 말 DS부문 조직개편 통해 기술력 강화 토대 마련
"AI 시장 늦게 읽었다....과오 되풀이하지 않을 것"
![19일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 56기 삼성전자 정기 주주총회에서 전영현 DS(디바이스솔루션)부문 부회장이 발언하고 있다.[사진=황재희 기자]](https://cdn.newsquest.co.kr/news/photo/202503/241658_140417_523.jpg)
【뉴스퀘스트=황재희 기자】"AI(인공지능)반도체, 특히 HBM(고대역폭메모리)이 주가 부진의 가장 큰 영향이다. HBM4에서는 실수를 범하지 않겠다"
전영현 삼성전자 DS(디바이스솔루션)부문장 겸 부회장이 19일 열린 주주총회(주총)에서 이같이 말했다. 최근 삼성전자 주가 부진에 대해 반도체 사업 수장으로서 잘못을 인정하고 주주들을 달래기 위해 책임감 있게 사과에 나선 것이다.
메모리사업부장도 겸하고 있는 전 부회장은 이날 주주들을 향해 "삼성 주가의 많은 부분은 반도체 성과에 좌우되고 있다"라며 "주가 부진으로 주주들에게 심려를 끼쳐 드려 송구스럽다"고 여러 차례 고개를 숙였다.
기술 리더십 회복에 총력을 다하겠다는 약속도 했다. 퀄(품질)테스트가 진행중인 HBM3E에 이어 HBM4 등 커스텀(맞춤형) 제품도 연내 일정에 맞춰 양산하겠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19일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제 56기 주총을 개최했다. 이날 전 회장을 비롯해 한진만 파운드리 사업부장, 박용인 시스템LSI 사업부장 등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 경영진들이 총출동했다.
현장에서 삼성전자 주가 부진과 관련해 주주들의 날카로운 비판과 질문이 쏠린 분야는 단연코 반도체 사업이었다.
삼성전자 한 주주는 "지난해 삼성전자가 엔비디아 HBM3E 퀄 테스트를 통과한다고 해서 경쟁사 주식을 매도하고 삼성전자를 샀는데 계속 주가가 빠지고 있다"며 "엔비디아에 HBM3E를 납품하지 못한 것 때문 아니냐"라고 일침을 가했다.
이어 이 주주는"퀄 테스트를 통과한다는 이야기는 (언론에서) 나오고있는데 오늘 이 자리에서 삼성전자가 구체적인 HBM 수율을 공개해달라"고 경영진에 요청했다.
이에 대해 전 부회장은 "고객사와 관련된 것은 말씀드리기 어렵다"면서도 "주주들에게 많은 실망을 안겨드린 것 같다"고 사과의 말을 먼저 전했다.
이어 전 부회장은 "AI 시장 트렌드를 늦게 읽어 초기 시장을 저희가 놓쳤지만 지난해 말 조직개편을 하며 기술개발의 토대를 마련했고 현재는 고객의 피드백을 적극 반영해 제품의 특성과 경쟁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적극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인 HBM 개발 현황에 대해서도 공유했다.
전 부회장은 "빠르면 올 2분기, 늦으면 하반기 HBM3E 12단 제품이 시장에서 주도적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라며 "지나간 제품인 HBM3E는 어쩔 수 없더라도 차세대 제품인 HBM4나 커스텀 HBM에서는 실수를 범하지 않기 위해 차근차근 준비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이날 삼성전자 주총은 전 부회장이 지난해 5월 DS부문장에 선임된 이후 처음으로 주주들과 대면하는 자리였다. 전 부회장은 부임 후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 체질 개선을 위한 조직 개편을 위해 HBM 전담 조직을 신설하고 인재를 확대하는 등 HBM 사업 강화 기반을 다져왔다.
그러나 지난 10개월간 구체적인 성과를 내지는 못했다. SK하이닉스가 지난 3월 엔비디아에 5세대 HBM3E 8단을 납품한데 이어 같은해 말 12단 제품도 공급하는 상황에서 삼성전자의 퀄 테스트 통과 여부는 감감무소식이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삼성전자 주총이 열린 이날 SK하이닉스는 HBM4 12단 샘플을 주요 고객사에 조기 제공했다며 하반기 중 양산을 시작한다는 구체적 목표도 밝혔다.
이같은 상황을 의식한 듯 이날 주총에 참석한 전 부회장은 시종일관 반성하는 자세와 겸허한 태도로 주주 달래기에 적극적인 모습이었다.
전 부회장은 주주들에게 "삼성전자 주가 부진 영향이 AI 메모리인 HBM에 있음을 잘 알고 있다"라며 "HBM 사업에서 주주들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DS 부문 임직원들이 합심하겠다"고 힘주어 강조했다.
이날 삼성전자는 반도체 사업 환경이 녹록치 않다며 기회와 위험 요인이 공존하지만 잘 극복해나가겠다고도 밝혔다.
전 부회장은 "미중 무역갈등으로 글로벌 반도체 시장 불확실성이 증가하고 있다"라며 "우리는 예상 난관을 극복해 내부 제품 완성도를 강화하고 조직 개편등을 통해 전사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올 2분기, 늦으면 하반기부터 HBM3E에서 HBM4 12단으로 전환해 고객수요 맞춰서 램프업 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는 이어 "이렇게 되면 올해 전체 HBM 공급은 지난해 대비 상당 수준 늘어나 어느정도 자리잡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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