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19일 주주총회...실적 부진 관련 경영진 사과에
주주들 "반성 말고 변화와 성과를 보여달라"는 댓글 다수
기술력 강화, 조직 문화 개선, 미래 먹거리 발굴 당부 의견도

삼성전자가 19일 경기도 수원시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주주, 기관투자자, 경영진이 참석한 가운데 제56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가 19일 경기도 수원시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주주, 기관투자자, 경영진이 참석한 가운데 제56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사진=삼성전자]

【뉴스퀘스트=황재희 기자】 삼성전자에게 지난 사흘 동안은 '반성'의 뼈아픈 시간이었다. 17일 이재용 회장의 '사즉생' 각오 발언에 이어 19일 주주총회 현장에서 주주들의 호된 질책을 받으며 경영진들은 진땀을 흘려야 했다.   

뉴스퀘스트는 '삼성전자 주주총회'를 키워드로 검색된 언론사 관련 기사를 비롯해 경제 관련 유튜버들의 영상에 달려 있는 댓글을 통해 현장에서 말로 다 전하지 못한 주주들의 속마음을 들여다봤다. 

관련 영상 150건에는 2953개, 관련 뉴스 300건에는 401개의 댓글이 달려 총 3354개의 댓글이 수집됐다. 이번 댓글에서 가장 많이 포착된 건 삼성전자 경영진들의 사과에 대한 반응이었다.

이날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을 맡고 있는 전영현 DS(디바이스솔루션)부문장 부회장은 실적 부진과 관련해 "AI(인공지능) 흐름을 읽지 못한 과오를 저질렀다"며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고 여러 차례 사과했다. 

다만 주주들은 이같은 경영진의 사과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보였다. 주요 댓글로는 "반도체는 한번 과오를 범하게되면 10년을 뒤쳐지는거다",  "벌써 몇번째 반성이냐. 말로만 하는 반성은 어떤 의미도 없다", "반성만 하지 변화된 그 무엇도 보여준 것이 없다. 더 이상 주주를 속이지 마라!",  "3번째 사과. 이러다 삼성 로고 사과되는거 아니냐" 부터 급기야는 "이재용이 나와서 사과해야 한다"는 댓글도 있었다.

주주들의 이같은 날선 반응에는 전 부회장의 사과가 이번이 처음이 아니기 때문이다. 지난해 3분기에도 전 부회장은 반도체 사업이 시장 기대치에 못미치는 성과를 내자 이례적으로 서면 사과문을 낸 바 있다.

경쟁사인 SK하이닉스가 지난해 1분기부터 AI(인공지능)반도체인 HBM(고대역폭메모리)에서 주도권을 가져가고 있는 상황에서 삼성전자는 일년이 다 가도록 이렇다할 성과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른 주주들의 실망감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삼성전자의 심장이라고도 할 수 있는 반도체 기술력에 대한 기대가 컸던만큼 이를 지적하는 댓글이 많았다.

"HBM 과오 되풀이하지 않겠다 라는 말 내년 주총에서도 똑같은 소리할 듯"

"메모리와 파운드리 동시 공급가능. 그런데  현실은  하나도 제대로 못한다" 

"기술개발이나 경쟁력이 구호나 다짐으로 되지 않는다. 지킬 수 있는 약속을 해야 한다"

뉴스퀘스트의 '키워드 평가 측정' 도구를 활용해 살펴본 '삼성전자 주주총회' 관련 워드 클라우드. 가장 많이 언급된 단어는 '주식' '주주', '기업', '주가' '삼전', '투자' '이재용' 등이었다. [사진=뉴스퀘스트]
뉴스퀘스트의 '키워드 평가 측정' 도구를 활용해 살펴본 '삼성전자 주주총회' 관련 워드 클라우드. 가장 많이 언급된 단어는 '주식' '주주', '기업', '주가' '삼전', '투자' '이재용' 등이었다. [사진=뉴스퀘스트]

뉴스퀘스트는 '브랜드&평판연구소'와 함께 빅데이터 기반의 '키워드 평가 측정' 프로그램을 활용, 유튜브 영상 및 뉴스에 달린 댓글 여론을 분석합니다.

'브랜드&평판연구소'는 CEO와 정치인·연예인 등 사람을 비롯 기업과 도시·지자체·국가의 브랜드평판에 대한 조사, 연구 및 산학협동을 통해 브랜드평판 구축 및 관리전략을 도출하는 전문 컨설팅 기관입니다.

'키워드 평가 측정'에는 유튜브와 네이버가 각각 제공하는 '데이터 API 버전 3'과 '서치 API'를 활용해 각각 최대 200~500개에 달하는 영상 및 뉴스에 달린 댓글 데이터를 수집합니다. 

댓글 데이터에 대한 정밀 분석은 오픈 AI의 GPT-4omni 모델을 통해 이루어집니다. 이를 통해 수집된 각 댓글의 전반적인 긍·부정 평가와 의견을 세밀하게 파악합니다.

삼성전자가 기술력 혁신 등 본원적인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내부 조직문화 개선이 필요하다는 조언도 댓글에서 확인됐다. 실제로 주총장에 참석한 한 주주는 삼성전자 경영진에게 "글로벌 인재들이 삼성을 떠나고 있다"라며 "인재 확보에 총력을 기울여달라"는 주문을 하기도 했다.

"피플팀을 개혁하지 않는한 어렵다고 본다...보고서 남발하는 문화도 좀 없애고"  

"혁신! 혁신을 외치면서 조직 관리는 어떤 조직보다 보수적인 삼성이 혁신을 할 수 있는건가? "

"경직된 조직문화, 성과급 나눠먹기 습관화, 인재관리 못하는 임원들, 사표 쓴 직원의 이직 사유에 대해 그냥 관습적으로 묻지 않는 조직관리, 사고가 결여된 조직리더들, 그럴거면 그냥 팔란티어 시스템 도입하세요.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조직문화를 배우세요"

삼성전자가 제 56기 정기주주총회에서 주주와의 대화를 통해 향후 사업전략을 발표했다.[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가 제 56기 정기주주총회에서 주주와의 대화를 통해 향후 사업전략을 발표했다.[사진=삼성전자]

이번 삼성전자 주주총회와 관련된 영상과 기사 댓글에는 삼성전자의 위기를 타개할 돌파구가 마땅치 않다보니 기업의 미래가 우려된다는 의견도 나왔다.

고 이건희 선대회장 당시 삼성전자의 혁신을 이끌었던 초격차 기술, 일류 리더십, 과감한 혁신 등 삼성다움의 정신이 실종되면서 삼성의 미래를 기대할만한 요인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특히 AI 흐름을 읽지 못한 탓에 HBM 기술력에서 뒤쳐졌듯 앞날을 미리 내다보고 미래 먹거리 발굴에 좀 더 힘써주기를 당부하는 의견도 눈길을 끌었다. 삼성전자의 중장기 성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대규모 인수합병(M&A)이 지지부진하다는 비판도 나왔다.

"미래의 먹거리에 대한 안목은 어디에도 없다. 이런걸 보면 이건희가 인물은 인물이였네"

"인수합병 얘긴 신물이 날 정도로 계속해왔다. 결과를 보여라!"

"3년째 M&A 타령. 앵무새냐!"

반면 삼성전자 주주로서 진심으로 삼성이 잘되기를 응원하는 댓글들도 눈에 띄었다. 이재용 회장의 사즉생 정신에 기반해 삼성전자 경영진이 합심해 위기를 극복하고 실적 개선에 이어 주가 상승까지 이어지길 바라는 내용이었다. 이 회장의 리더십을 기대하는 댓글과 함께 지속적으로 주주환원을 강화해달라는 의견도 있었다.

주요 댓글로는 "준비된 자에게 기회가 온다고 합니다" ," 3나노· 2나노· 1나노까지 계속 연구개발 부탁드립니다", "주주들과 지속적 소통을 하고 투명한 경영과 주주환원정책을 보여줘야 한다", "이재용씨 본인이 직접 참석해  임직원 앞에서 눈 마주치며 삼전의 어려움과 희망적인 미래를 밝혀라" 등이 꼽혔다.

주주들이 삼성전자에 기대하는 건 경영진들이 말로만 하는 사과와 반성이 아닌 기술 경쟁력 강화를 통한 실적 개선 등 성과일 것이다.  1년간 실적 부진과 주가 하락에도 올해 삼성전자 주총장을 찾은 주주 수는 지난해 600명에 비해 300명 늘어난 900여명에 달했다. 삼성전자라는 기업 가치에 대한 믿음과 관심이 그만큼 높다는 증거다.

실제 삼성전자 주총장을 다녀온 후 솔직한 소회를 남긴 한 주주의 댓글을 끝으로 '빅데이터로 보는 삼성전자 주총'을 마무리한다.  

"주주총회 다녀왔습니다. 두리뭉실한 답변..최선을 다하겠다.. 단기간에 만회하기는 쉽지 않다 등.. 영양가가 좀 없기는 했으나 과오를 범하지 않고 계획대로 성과를 내겠다는 점과 현재의 문제점에 대하여 냉정하게 인식하고 있는 등 긍정적인 면도 있기는 했습니다"

<세상을 보는 바른 눈 '뉴스퀘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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