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 방산 및 조선 업계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없어
대신 '절충교역' 언급된 '2025 국가별 무역장벽 보고서' 책자 강조
방위비 분담 및 FTA 재재협상 카드로 '절충교역' 활용할 수 있어
EU 재무장 계획, 중국 압박에 K-조선·방산 반사이익 가능성도 커
![K-9 자주포. [사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https://cdn.newsquest.co.kr/news/photo/202504/242700_141687_021.jpg)
【뉴스퀘스트=김민우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고율의 상호관세 방침을 밝힌 가운데 국내 방산 및 조선 업계는 타업종 및 타국가 대비 직접적 타격은 덜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오히려 트럼프 정부의 해외주둔 군 비용 감축 지시와 이를 통한 유럽(EU) 내 안보 공백, 중국 규제 압박 등이 예상되며 한국 방산 및 조선 업계의 경쟁력이 더욱 부각될 수 있다는 평가다.
다만 미국이 산업 전방위에서 자국 우선주의를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만큼 현지 생산‧정비 역량 강화 및 신시장 개척 등을 통해 위험 요소를 최대한 줄여나가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일(현지시간)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상호 관세 부과 방침을 발표했다. [사진=AFP 연합뉴스]](https://cdn.newsquest.co.kr/news/photo/202504/242700_141688_041.jpg)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한국에서 생산돼 미국으로 수입되는 제품에 상호관세 26%를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한국뿐만 아니라 중국 34%, EU 20%, 베트남 46%, 대만 32%, 일본 24%, 인도 26% 등도 상호관세가 발표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세계화에 따라 미국 노동자들이 고통받고 착취 당했다"며 "미국을 다시 부유하고 위대하게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발표에서 국내 방산 및 조선 업계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직접적인 언급은 없었다.
다만 연설 중간 지난달 31일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한국 등 59개국의 비관세장벽 등을 담아 발간한 '2025 국가별 무역장벽보고서'(NTE 보고서) 책자를 보여주며 "외국의 무역 장벽이 상세히 적혀있는 매우 큰 보고서"라고 말했다.
![현대로템이 KADEX 2024에서 선보인 'K2 흑표 전차'의 성능개량형 모델. [사진=뉴스퀘스트]](https://cdn.newsquest.co.kr/news/photo/202504/242700_141690_147.jpg)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최근 공개한 NTE 보고서는 비관세 장벽 중 하나로 절충교역을 언급한 바 있다. 절충교역은 한 국가가 다른 국가로부터 방산 관련 장비나 무기를 구매할 때 기술 이전, 부품 생산, 공동 개발, 경제 투자 등 반대급부를 요구하는 거래 방식이다.
한국은 1982년부터 절충교역을 도입했으며 외국으로부터 무기를 구매할 때 계약금액 대비 수의계약은 30%, 경쟁계약은 50%를 적용하고 있다. NTE 보고서에서는 “한국 정부가 국방 절충교역 프로그램을 통해 외국의 방위 기술보다 자국 기술과 제품을 우선으로 추진했다”고 표현했다.
업계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방위비 분담 등 다른 협상을 위해 절충교역을 협상카드로 내세울 가능성은 있으나 국내 방산 및 조선 업계에 직접적인 타격은 없을 것이란 설명이다.
한 방산 업계 관계자는 "국내 방산 업계의 기술 수준이 높아지면서 절충교역을 통한 기술 이전 수가 줄었다"며 "오히려 최근 미국의 자국 우선주의에 따라 다른 국가에서의 안보 공백이 생길 수 있어 한국 방산의 경쟁력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이영달 뉴욕시립대 방문교수는 앞서 지난 2일 'K-방산 글로벌 경쟁력 고도화 전략 연구 세미나'에서 한·미 방위비 분담이슈를 ‘K-방산의 전략적 기회’로 전환 하는 접근법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 교수는 "한국도 방위비 증액 요구분을 최소화 하면서도 실 증액분을 현물로 부담하는 방식을 통해 K-방산이 미국의 글로벌 안보 및 미군의 글로벌 무기체계와 보다 유기적 관계성을 지닐 수 있도록 해야한다"며 "유럽 재무장 계획 등을 ‘K-방산’의 시장 기회로 삼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방산 AI 기업 육성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지난 2월 27일 미국 해군성 카를로스 델 토로(Carlos Del Toro) 장관이 한화오션을 방문, 한화오션 관계자들의 안내를 받아 함정 건조 현장과 MRO 역량을 확인했다. [사진=한화오션]](https://cdn.newsquest.co.kr/news/photo/202504/242700_141691_212.jpg)
조선업 분야에서도 중국에 대한 미국의 견제가 커지면서 미 해군의 MRO(유지‧보수‧정비) 파트너로 국내 조선업체가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재 미국은 해군 선박을 자국 내에서 건조하고 있지만 상업용 선박 건조는 한국, 일본 등 다른 나라로 이전했다. 특히 값싼 가격 경쟁력으로 급성장하고 있는 중국 조선업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우방국의 힘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미국은 MRO 분야에서 지속적으로 한국과의 협력을 추진해왔다. 지난 2월에는 미국 해군성 장관 카를로스 델 토로가 HD현대중공업 울산 본사와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을 방문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인 시절 직접 미국 조선업이 한국의 도움과 협력을 필요로 하고 있다고 언급했던 만큼 이번 상호관세 인상에도 K-조선에 직접적인 타격은 없을 것이란 설명이다.
한편 국회입법조사처는 이번 조치와 관련해 ▲전체 관점에서의 손익 계산 ▲한미간 교역조건의 상호성 검토 ▲무역전환에 따른 반사적 이익 확보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민정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미국은 상호관세 부과 후 철회와 조정을 대가로 방위비 분담금 인상, 한미 FTA 재재협상, 국내 기업의 현지 투자에 대한 지원 확약 등을 요구할 것"이라면서도 "기존 국제분업구조의 변화로 방위, 조선, 에너지, 가전 등의 수출 시장에서 중장기적으로 선도적 입지를 확보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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