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오뚜기 지난 3, 4월 7%대 가격인상...삼양은 동결
2023년 정부 압박에 일부제품 가격 인하 사례 있어
![이재명 대통령이 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점검 2차 태스크포스(TF)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https://cdn.newsquest.co.kr/news/photo/202506/246248_145835_174.jpg)
【뉴스퀘스트=김어진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적으로 라면 가격을 언급하며 물가 안정 대책 마련을 지시한 가운데, 라면업계는 현재로서는 가격 인하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9일 오전 10시 용산 대통령실에서 2차 비상경제점검TF(테스크포스) 회의에서 “최근 물가가 엄청나게 많이 올랐다고 하더라”라며 “라면 한개에 2000원 한다는데 진짜냐”고 물었다.
김범석 기획재정부 1차관은 “아무래도 정치적 불확실성 때문에 가공식품 위주로 저희가 눌러놨던 것들, 맥주나 라면 그런 부분이 많이 오른 부분이 있다”고 답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물가 문제가 우리 국민한테 너무 큰 고통을 주기 때문에 현황과 가능한 대책을 챙겨 다음 회의 이전에라도 보고를 해달라”고 주문했다.
앞서 식품업계는 비상계엄 사태 이후 국정 공백을 틈타 원부자재 가격 인상과 고환율을 이유로 식품 가격을 속속 올린 바 있다.
8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달 가공식품 73개 품목 중 52개 품목(71%)의 물가지수가 비상계엄 사태 이전인 지난해 11월보다 올랐다. 라면은 냉동식품, 아이스크림 등과 더불어 5% 안팎의 인상률을 기록했다.
실제로 국내 라면 시장 ‘빅3’ 중 농심과 오뚜기는 각각 올해 3월과 4월 가격을 인상했다.
농심은 지난 3월 17일 신라면과 안성탕면을 비롯한 라면과 스낵 주요 제품 17종의 가격을 평균 7.2% 인상했다. 오뚜기 역시 지난 4월 1일 진라면을 비롯한 라면 16개 제품 가격을 평균 7.5% 올렸다.
이에 ‘진짬뽕 대컵’, ‘열튀김우동 대컵’, ‘열치즈라면 대컵’ 등 2000원을 넘는 라면 제품도 등장했다.
반면 삼양식품은 지난 3월 “가격의 단기적 인상보다 해외 시장 확장을 통해 성장 동력을 강화하는 것이 브랜드 입지를 높이는 방안이라고 판단했다”라며 ‘불닭볶음면’을 비롯한 주요 라면과 스낵류, 소스류 제품 가격을 동결했다.
라면은 저렴한 가격에 끼니를 때울 수 있는 ‘서민식품’으로 여겨져 정부가 가격 인상을 예의주시하는 품목 중 하나다. 특히 이 대통령이 라면값을 콕 집어 지적하면서 업계의 긴장이 높아진 가운데, 업계에서는 현재 특별한 가격 변동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삼양식품과 농심을 비롯한 라면업계 관계자들은 “원자재 가격과 환율이 불안정해 가격에 대한 부담은 있지만, 현재로서는 가격 변동 관련하여 검토 중인 내용은 없다”고 밝혔다.
한편, 라면업계는 지난 2023년 정부의 압박에 일부 제품의 가격을 인하한 바 있다.
추경호 당시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국제 밀 가격이 내려간 것을 이유로 라면값 인하를 사실상 압박했고, 이후 농심을 시작으로 삼양식품과 오뚜기, 팔도 등이 라면 가격을 인하했다.
다만 당시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여파로 밀 가격이 급격히 치솟은 뒤 상황이 안정되며 밀 가격이 전년 대비 50% 이상 하락한 상태였고, 2023년 상반기 식품업체들의 영업이익이 두 자릿수 이상 증가하는 등 실적 호조를 보였던 터라 라면업계가 다시금 가격 인하에 나설지는 미지수다.
<세상을 보는 바른 눈 '뉴스퀘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