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2분기 실적 모두 전년 동기 대비 하락 전망
3분기 신작 발매로 반등...연간 실적 전년 수준
2022년 사상 최대 매출액...2년만에 상황 악화
주가 및 실적 하락, 신작 흥행 저조 연이어 발생

엔씨소프트 판교 R&D 센터 사옥 전경. [엔씨소프트 제공=뉴스퀘스트]
엔씨소프트 판교 R&D 센터 사옥 전경. [엔씨소프트 제공=뉴스퀘스트]

【뉴스퀘스트=김민우 기자】 엔씨소프트가 신작 흥행 저조, 실적 및 주가 하락 등으로 창사 이래 가장 큰 위기를 맞고 있는 가운데 올해 3분기까지 '실적 보릿고개'를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사상 최대 매출액을 기록했던 2022년 수준까지 끌어 올리기 위해서는 더 긴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엔씨소프트로선 캐시카우 장르인 MMORPG(대규모접속역할수행게임)의 침체, 유저 신뢰 하락, 지나친 과금 구조라는 삼중고를 극복해야 하는 상황에 마주쳤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엔씨소프트는 오는 5월 10일에 1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증권가에선 추정 매출액 4041억원, 영업이익 12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6%, 84.31% 각각 줄어든 저조한 실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반기에 아마존게임즈와 협업으로 '쓰론앤리버티(TL)'를 글로벌 시장에 출시하며 3분기 이후 매출 반등이 이뤄질 것으로 내다보면서도, 연간 실적은 실적 쇼크를 기록했던 전년 수준에서 소폭 반등한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이미 지난해 매출액(1조7798억원)과 영업이익(1373억원)은 전년 대비 30.8%, 75.44% 줄어든 바 있다. 특히 4분기에는 영업이익이 39억원까지 떨어지며 전년 동기 대비 91.77% 감소한 실적을 기록했다.

주가 역시 2021년 2월 100만원을 돌파하던 때와는 달리 장기 하락을 거듭하며 현재(22일 기준) 17만원대까지 떨어졌다. 

'리니지M', '리니지2M', '리니지W'의 삼연타 흥행을 바탕으로 지난 2022년 사상 최대 매출액(2조5718억)을 기록했던 엔씨소프트 입장에선 뼈아픈 전망치다. 

◇해결 방안 "장르 다각화, 글로벌 진출"...단기간 성공 어려워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가 지난 3월 20일 공동대표 체제 출범 미디어 설명회에서 향후 사업 전략을 소개하고 있다. [엔씨소프트 제공=뉴스퀘스트]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가 지난 3월 20일 공동대표 체제 출범 미디어 설명회에서 향후 사업 전략을 소개하고 있다. [엔씨소프트 제공=뉴스퀘스트]

반등이 절실한 엔씨소프트가 내놓은 해결 방안은 '장르 다각화'와 '글로벌 진출'이다. 

회사 창업자인 김택진 대표는 창사 27년만에 공동 경영 체제를 발표하며 "자사의 개발 장점을 살려 다양한 장르의 게임을 개발 중이며, 올해 두 종의 게임을 글로벌 시장에 출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기존에 국내 유저들을 대상으로 발매해왔던 MMOPRG 게임 개발에 벗어나 글로벌 시장에 초점을 맞춰 게임 발매에 나서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다만, 이같은 전략을 통해 반등에 성공하려면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 게임 업계 관계자 A씨는 "엔씨소프트의 지역별 매출 비중을 보면 국내 매출이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며 "해외 비중이 비교적 높은 넥슨이나 넷마블의 사례를 고려했을 때 엔씨소프트가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하려면 꽤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엔씨소프트의 지난 3개년(2021~2023년) 국내 매출 비중을 살펴보면, 각각 68.23%, 63.17%, 64.6%를 기록했다. 반면 해외 매출(북미·유럽·아시아) 비중은 2021년 24.31%에서 2022년 30.73%까지 증가하다가 지난해 27.26%까지 떨어졌다.

그는 "회사의 캐쉬카우인 MMORPG 장르가 국내에서와 같이 해외에서도 폭발적인 매출 상승으로 이어지긴 어렵다"며 "다른 장르를 바탕으로 한 게임들이 꾸준하게 나와야 하는데 아직까진 그 단계까진 오진 못한 상황인 것 같다"고 전했다.

◇'딜레마' 빠진 엔씨소프트...과금 바꾸자니 매출 줄고, 유지하면 신규 유입 줄고

엔씨소프트가 28일 경기도 성남시 엔씨소프트 R&D(연구개발)센터에서 제27기 정기 주주총회를 열었다. [엔씨소프트 제공=뉴스퀘스트]
엔씨소프트가 28일 경기도 성남시 엔씨소프트 R&D(연구개발)센터에서 제27기 정기 주주총회를 열었다. [엔씨소프트 제공=뉴스퀘스트]

국내 시장으로 눈을 돌려봐도 상황은 비슷하다. 엔씨소프트의 핵심 게임 장르인 MMORPG 시장이 더더욱 침체되고 있어서다. 

모바일 게임의 인기 순위는 '버섯커 키우기'와 같은 방치형 RPG(역할수행게임)나 테트리스류의 캐주얼 게임이 장악한 지 오래다. 

여기에 타 게임사가 '리니지 라이크'류의 게임을 대거 출시하면서 MMORPG 시장의 파이 나눠먹기 경쟁이 더욱 심해졌다는 분석이다.

'리니지 라이크'는 엔씨소프트가 지난 1998년 출시한 MMORPG '리니지'와 게임 진행 방식이 유사한(like) 게임들을 일컫는 말이다. 

게임 업계 관계자 B씨는 "매출 순위를 보면 여전히 MMORPG 장르가 상위권에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5년전만에 해도 MMORPG 게임 하나에만 몇 백만 이용자가 접속하던 것과 달리 현재는 3~4개 게임을 합쳐도 따라잡기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엔씨표' 게임에 대한 유저들의 '신뢰 하락' 회복도 필수 과제다. 국내 게임 유저 사이에선 엔씨소프트 게임들의 과도한 과금 구조 때문에 플레이 진입장벽이 너무 높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게임 업계에서 과금은 돈을 지불해 플레이하는 것으로, 월정액을 통해 게임에 접속하거나 아이템 업그레이드를 위해 유료 아이템을 구매하는 것도 과금에 속한다.

유저들이 과금에 불만을 갖는 이유는 게임을 즐기려면 지나치게 많은 돈을 투자해야 한다는 점이다. 

엔씨소프트의 게임을 즐겨하는 30대 남성 A씨는 "PC에서 아이온, 블레이드소울을 즐겨하고 모바일에서는 리니지W를 플레이할 정도로 엔씨소프트 게임의 팬"이라면서도 "부담없이 즐기려고 게임을 하는 건데 게임을 하다보면 현금 결제 없이는 즐기기가 어렵게 됐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엔씨소프트가 '딜레마'에 빠졌다고 설명한다. 현재 과금 구조를 전면 수정하면 매출이 떨어질 수밖에 없고, 매출을 올리기 위해서 과금 구조를 유지하면 신규 유저들의 유입이 줄어들 수밖에 없어서다.

업계 관계자 C씨는 "엔씨소프트의 게임 매출 비중을 보면 MMORPG 장르로 거둬들이는 것이 90%에 달한다"며 "매출액 유지와 신규 유저 유입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서는 결국 참신한 콘텐츠와 적정 수준의 과금 구조를 갖춘 신작이 나와야 한다"고 지적했다.

◇내년 출시 예정인 '아이온2'...반등의 기회 될까

엔씨소프트가 내년 출시 예정인 '아이온2'. [아이온2 홈페이지 캡처]
엔씨소프트가 내년 출시 예정인 '아이온2'. [아이온2 홈페이지 캡처]

이 같은 위기 속에 업계에선 내년 초 출시 예정인 MMORPG '아이온2'가 엔씨소프트의 매출 반등을 위한 핵심 키가 될 수 있을지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홍원준 엔씨소프트 최고재무책임자(CFO) 역시 지난해 연간 실적 콘퍼런스콜 당시 "아이온2는 기존에 성공적이었던 지적재산권(IP) 아이온을 계승해서 추진하는 신작"이라며 "회사가 가장 잘하는 것이 MMORPG고 가장 중요한 IP인만큼 (아이온2에) 전사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 2008년 발매된 아이온은 그해 '대한민국 게임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으며, 출시 4년 5개월만에 단일 게임 매출 1조원을 달성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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