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현대자동차‧LG전자 등 분기 역대 최대 매출 기록
경기 침체 여파 포스코‧LG에너지솔루션 등 철강‧배터리 업계 실적 감소

 올해 1분기 반도체와 자동차, 조선 등 우리나라 대표 기업들의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상회하는 호실적을 거두고 있다. [각사=뉴스퀘스트/연합뉴스]
올해 1분기 반도체와 자동차, 조선 등 우리나라 대표 기업들의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상회하는 호실적을 거두고 있다. [각사=뉴스퀘스트/연합뉴스]

【뉴스퀘스트=권일구 기자 】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전쟁에 이어, 중동 리스크 등으로 불안정한 대내외 변수에도 불구하고 올해 1분기 반도체와 자동차, 조선 등 우리나라 대표 기업들의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상회하는 호실적을 거두고 있다.

반면, 철강과 배터리 산업은 경기침체 여파를 고스란히 맞았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지난 25일 올해 1분기 실적 발표에서 시장 기대치를 넘어선 역대 최대 매출을 올렸다.

SK하이닉스는 1분기 매출 12조4296억원, 영업이익 2조886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1분기 실적 중 역대 최대이며, 또 분기 영업이익 역시 지난 2018년 이후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SK하이닉스는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인공지능(AI) 메모리 기술 리더십을 바탕으로 AI 서버향 제품 판매량을 늘렸고 수익성 중심 경영을 지속한 결과로 분석했다. 낸드 역시 흑자 전환에 성공해 큰 의미를 두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올해 하반기부터는 일반 D램 수요도 회복돼 올해 메모리 시장은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업계 역시 HBM과 같은 프리미엄 제품 위주로 생산이 증가해 범용 D램 공급은 상대적으로 축소되고, 공급사와 고객이 보유한 재고가 소진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대차도 같은 분기 최고치를 또 경신했다. 1분기 매출은 역대 최대 수준인 40조6585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3조557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 감소했고, 영업이익률은 8.7% 기록했다.

고금리가 지속되고 있고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환율 변동성 확대 등으로 우려가 컸지만, 북미와 인도 등 주요 지역에서의 판매 성장세를 이어가며 선방 이상의 결과가 나왔다는 평가다. 특히, 선진 시장을 중심으로 수익성이 좋은 제품 판매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도 매출 증가에 힘을 보탰다.

조선업도 흑자를 이어가고 있다. HD현대의 조선‧해양 부문 HD한국조선해양은 친환경 이중연료 선박 등의 고부가가치 선박의 매출이 실적에 반영되면서 1분기 5조5156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3.9% 증가한 것이며, 영업이익 역시 생산 안정화에 따른 비용 절감 등으로 1602억원을 달성하며 4분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한화오션도 지난 24일 공시를 통해 올해 1분기 매출 2조2836억원, 영업이익 529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특히 2개 분기 만에 다시 흑자를 기록했는데 고부가 선종의 생산량 증가로 매출이 증가하고 이익개선, 환율효과 등으로 경영실적이 개선됐다. 한화오션은 특히 상성, 특수선, 해양 등 3개 사업이 모두 매출 증대와 흑자전환을 동시에 기록했다는 점에 의미를 두고 있다.

가전업계에서는 LG전자가 주력 생활가전 사업에서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하면서 성장을 이어갔다. 특히 미래 성장사업인 전장에서 높은 수주잔고와 안정적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면서 최대 매출 달성에 기여했다는 분석이다. LG전자의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3% 증가한 21조959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철강과 배터리 산업은 경기침체 여파를 고스란히 맞았다.

포스코는 철강과 인프라부문 침체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줄었고, 전기차 시장 둔화로 LG에너지솔루션 역시 실적에 빨간불이 켜졌다.

포스코홀딩스는 올해 1분기 매출 18조520억원, 영업이익 5830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동기와 비교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6.9%, 17.3% 각각 줄어들었다. [포스코 제공=뉴스퀘스트]
포스코홀딩스는 올해 1분기 매출 18조520억원, 영업이익 5830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동기와 비교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6.9%, 17.3% 각각 줄어들었다. [포스코 제공=뉴스퀘스트]

포스코홀딩스는 올해 1분기 매출 18조520억원, 영업이익 5830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동기와 비교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6.9%, 17.3% 각각 줄어들었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해 주력인 철강사업 등이 부진한 결과다.

이에 포스코홀딩스는 철강과 이차전지 소재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는 사업전략 방향을 발표했다. 철강 부문에서는 포스코스마트팩토리를 AI가 결합된 지능형 공장으로 발전시키고, 이차전지 소재 분야에서는 리튬 등 자원 확보에 중점을 두고 장기적으로 성장성과 수익성을 기반으로 한 수익 모델을 확보키로 했다.

또 글로벌 전기차 시장 수요 정체기인 캐즘(Chasm 대중화 직전 수요침체)을 반영해 일부 사업에 대한 투자도 합리적 시점으로 결정해 질적 내실화를 다지기로 했다.

전기차 캐즘(대중화 전 일시적 수요 정체)이 길어지면서 국내 배터리 업계 3사가 모두 1분기 '실적 보릿고개'를 겪을 전망이다.  [사진=연합뉴스]
전기차 캐즘(대중화 전 일시적 수요 정체)이 길어지면서 국내 배터리 업계 3사가 모두 1분기 '실적 보릿고개'를 겪을 전망이다.  [사진=연합뉴스]

LG에너지솔루션도 전세계 전기차 시장의 캐즘 현상이 길어지면서 실적 감소라는 직격탄을 맞았다.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6조1287억원, 157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8조7471억원)과 영업이익(6332억원 AMPC 포함)이 각각 29.9%, 75.2% 감소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25일 실적설명회를 통해 투자 및 비용 효율성을 높이고, 원재료비 혁신, 핵심 고객사들과 견고한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수익성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김동명 사장은 "올 한 해 녹록치 않은 시장 환경이 예상되지만 근본적 경쟁력을 강화하고 차별화된 고객가치를 꾸준히 실현해 압도적 기술리더십을 갖출 수 있는 기반을 단단히 준비해 나가겠다”라고 강조했다.

삼성SDI와 SK온도 실적 하락이 전망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삼성SDI의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5조1550억원, 2430억원으로, 매출액은 전분기(5조5650억원) 대비 7.37%, 전년 1분기(5조3550억원) 대비 3.37%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영업이익은 전분기(3120억원)보다 22.12%, 전년 1분기(3750억원) 대비 35.2% 줄었다.

SK온의 1분기 증권가 예상 영업손실은 4195억원이다. 직전분기(186억원)와 전년 1분기(3447억원)보다 손실액이 늘었다.

김호섭 한국신용평가 기업평가본부 연구위원은 “전기차 시장은 고가 내구재 소비심리 위축과 여전히 높은 전기차 가격 그리고 부족한 충전 인프라로 인해 캐즘 구간에 진입했다”고 진단하며 “업체의 주요 재무지표는 중단기적으로 과거와 비교해 약화된 수준에서 유지되고 신용도 긍정적인 모멘텀이 약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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