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회 통화정책 보고에서 “긍정 경제지표 추가로 나올 경우 물가 하락 확신”
두루뭉술한 통화정책 발언에 시장 반응 엇갈려…달러화 강세 현상 이어져

9일(현지시간)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은 상원 은행·주택·도시문제위원회에 제출한 반기 통화정책 서면 보고를 통해 물가 하락세에 대한 추가적인 경제 지표가 더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9일(현지시간)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은 상원 은행·주택·도시문제위원회에 제출한 반기 통화정책 서면 보고를 통해 물가 하락세에 대한 추가적인 경제 지표가 더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민수 기자】 하반기에 접어들면서 미국 기준금리 인하 시점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더욱 커진 가운데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제롬 파월 의장이 물가 하락세에 대한 추가적인 경제 지표가 더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9일(현지시간) 파월 의장은 상원 은행·주택·도시문제위원회에 제출한 반기 통화정책 서면 보고를 통해 “올해 초반에 2% 물가 목표를 향한 진전이 부진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도 “가장 최근의 월간 지표는 완만한 진전이 더(modest further progress) 이뤄졌음을 보여준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긍정적인 지표가 더 나타날 경우 물가가 2%를 향해 지속 가능하게 나아가고 있다는 믿음이 더 공고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동안 파월 의장은 기준금리를 하향 조정하려면 물가가 연준의 목표치(2%)를 향해 계속 하락하고 있다는 확신을 가지게 할 만한 경제 지표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연준이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물가 지표인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올해 5월 들어 전년 동월 대비 2.6% 상승했다. 1년 전(4%)보다 낮지만, 여전히 목표치보다 높은 상황이다.

이러한 점을 근거로 파월 의장은 긴축 정책을 너무 빨리 또는 너무 많이 완화할 경우 물가 하락세가 멈추거나 다시 상승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지난 2년 동안 이뤄진 물가 하락과 고용시장 완화를 고려하면 현재 직면한 위험은 높은 물가뿐만이 아니라는 게 연준의 분석이다.

파월 의장은 “긴축 정책을 너무 늦게 또는 너무 조금 완화할 경우 경제활동과 고용을 지나치게 약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특히 고용시장 여건이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돌아온 것으로 보인다”며 “강하지만 과열되지는 않았다”고 언급했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파월 의장은 의회에서 “우리는 노동시장이 아주 많은 면에서 매우 크게 냉각한 것을 목격했다”며 “이제 노동시장은 경제에 광범위한 물가 인상 압력을 가하는 원천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연준은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데 있어서 과열된 노동시장이 주요 위험 요인이라고 지적해왔다.

그러나 이달 5일 발표된 6월 비농업 일자리 증가가 직전 12개월 평균 증가 폭(22만명)에 크게 못 미치는 20만6000명에 그쳤고, 4~5월의 일자리 증가도 큰 폭으로 하향 조정된 것으로 집계됐다.

6월 실업률의 경우에도 5월(4.0%)보다 상승한 4.1%를 기록하며 상승 흐름을 보였다.

이처럼 연준이 물가 상승 압력으로 지목해온 노동시장이 예상보다 빠르게 식어가는 징후가 등장하면서 시장에서는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파월 의장은 “오랫동안 우리가 인플레이션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것이라는 위험이 더 컸다”며 “물가를 잡지 못할 위험과 노동시장이 너무 둔화하도록 둘 위험이 갈수록 균형을 맞춰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우리는 지금 양면의 위험을 마주하고 있다는 점을 매우 잘 인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파월 의장의 이러한 발언에 대해 WSJ는 연준이 물가와 실업률 양쪽 다 신경 쓰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WSJ은 “파월 의장은 이제 인플레이션이 다시 하락세에 들어서고 고용시장이 약화하는 징후를 보이면서 연준이 언제 기준금리를 인하할지에 더 많은 관심을 집중하고 있음을 시사했다”고 분석했다.

시장의 기대와 달리 파월 의장이 또 다시 금리 인하 시점에 대해 명확한 신호를 주지 않으면서 시장의 반응은 엇갈렸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5576.98(0.07% 상승), 나스닥지수는 1만8429.29(0.14% 상승)로 역대 최고 기록을 재차 경신했지만, 다우지수는 39,291.97로 0.13% 하락했다.

달러의 가치는 상승했는데 유로화와 엔화 등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105.13로 0.15%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연준이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차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는 이달 30~31일로 예정됐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연준이 그 다음 회의가 있는 9월에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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