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19년 연속 1위 타이틀에도 점유율 28.3%로 감소
스마트폰 18.6%, D램 41.3% 로 주력 품목도 점유율 떨어져
삼성디스플레이·하만도 지난해 성장 정체...돌파구 마련 시급
![삼성전자 서초동 본사.[사진=삼성전자]](https://cdn.newsquest.co.kr/news/photo/202502/240122_138560_1210.jpg)
【뉴스퀘스트=황재희 기자】삼성전자의 주력 제품인 TV, 스마트폰, 반도체 등 전 사업부가 지난해 글로벌 시장점유율에서 하락세를 보이면서 성장이 정체 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그간 안정적 실적에 버팀목이 됐던 삼성디스플레이와 전장(자동차용전기부품)용 오디오부품 등을 생산하는 하만 역시 매출 상승세가 둔화돼 신사업 발굴 등 돌파구 마련이 시급하다는 분석이다.
21일 삼성전자 감사보고서 등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전자의 연결 매출은 약 300조원으로 약 258조원을 기록했던 직전 사업연도(2023년)보다 16.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6조6000억원에서 32조7000억원으로 5배 가량 늘었다.
다만 사업부별로 실적 편차가 큰 데다, 전 사업부의 성장세가 둔화되고 수익성도 후퇴하는 모습을 보여 위기감이 짙어졌다.
삼성전자에서 TV 등 가전사업을 담당하는 DX(디바이스경험)부문의 지난해 매출은 174조9000억원으로 직전연도와 비교해 3%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12조4000억원에 그쳐 1.9% 가량 수익성이 하락했다.
그나마 DX 사업부 내에서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MX(모바일경험)와 네트워크 부문이 약 117조원의 매출을 올려 전체 실적을 견인했지만 영업이익은 2.4% 감소하며 수익성을 개선하지 못했다.
메모리 등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디바이스솔루션)부문은 지난해 매출 111조1000억원, 영업이익 15조1000억원을 기록하며 직전연도보다 각각 67% , 30% 가량 증가했다. 다만 이는 2023년 반도체 실적 부진에 따른 기저효과일 뿐 시장 기대치에는 못미치는 실적이라는 분석이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부진한 실적은 주력 품목인 TV, 스마트폰, D램 등 전 제품의 시장점유율이 하락세를 기록한 것과도 무관치 않다.
먼저 TV 사업은 2023년 30.1%의 점유율에서 지난해 28.3%로 감소했다. 파리 올림픽 특수 등에 따른 수요 확대로 지난해 TV 시장이 회복기에 접어든 상황을 고려하면 19년 연속 TV 1등 타이틀을 자랑하는 삼성전자의 이같은 점유율 하락은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도 해를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갤럭시'로 대표되는 삼성 스마트폰은 2022년 시장점유율 21.7%에서 2023년 19.7%로 앞자리수를 바꾸더니 지난해에는 18.6%로 더 떨어졌다.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은 2023년 11억5000만대에서 지난해 12억1000만대 수준으로 규모가 커졌다. 반면 삼성 갤럭시는 AI기능을 탑재한 첫 제품인 갤럭시S24를 출시했음에도 점유율을 늘리는데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지난해 연간 스마트폰 판매량에서 1~3위까지의 상위 모델은 갤럭시가 아닌 애플의 아이폰 시리즈였다.
메모리 역시 점유율이 하락세인 건 마찬가지다. 삼성전자 D램 시장 점유율은 2022년 43.1%에서 2023년 42.2%로 낮아지더니 지난해에는 41.3% 로 더 낮아졌다.
TV부터 모바일, 반도체까지 삼성전자 전 사업부에 닥친 이같은 시장점유율 하락은 경기 침체, 경쟁 심화 등 외부 여건 탓도 있지만 더는 삼성전자의 기술 리더십이 독보적이지 않다는 뜻으로도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그간 HBM(고대역폭메모리)으로 인해 반도체에서 위기감이 커진 것으로 비춰졌으나 사실 TV나 가전, 스마트폰 등 삼성의 다른 사업 영역 역시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앞서 지속 성장을 위해 신사업 발굴 등에 힘써야 했는데 경영 안정성에 치중하다보니 미래 준비를 제대로 못한 탓이 크다"라고 말했다.
문제는 삼성전자 실적을 안정적으로 뒷받침해왔던 삼성디스플레이와 하만 역시 최근 실적이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삼성디스플레이의 지난해 매출은 약 29조원, 영업이익은 3조7000억원으로 직전연도 대비 각각 6%, 1.85% 감소했다. 하만 역시 지난해 14조3000억원의 매출에 그치며 직전년도 수준에 머물렀다.
양 사업부의 실적 부진 역시 핵심 제품의 점유율 하락과 관련이 깊다.
스마트폰 패널의 경우 2022년 시장점유율 56.7%에서 지난해 41.3%로 2년만에 15.4% p(포인트) 급감했다. 차량내 설치되는 부품인 디지털 콕핏의 시장점유율도 같은 기간 17.9%에서 12.5%로 감소세를 보였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전사적으로 부진한 실적을 거두면서 미래 준비를 위한 시설투자 규모도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삼성전자는 반도체를 담당하는 DS부문에서 47조9000원을 투자하려고 했으나 실제 집행 금액은 46조3000억원으로 줄었다. 삼성디스플레이 역시 계획된 투자 금액은 5조6000억원이었지만 4조8000억원만 투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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