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O, 2050년 넷제로 목표 구체화...2040년까지 배출량 70~80% 줄여야
한화오션·HD현대·삼성중공업, LNG 운반선·OCCS 기술 개발로 로드맵 구체화
개발 초기 단계 높은 인프라 구축 비용, 더딘 상용화 과정은 극복 과제
![한화오션이 개발한 암모니아운반선 조감도. [한화오션 제공=뉴스퀘스트]](https://cdn.newsquest.co.kr/news/photo/202409/231540_128398_541.jpg)
【뉴스퀘스트=김민우 기자】 전 세계 해운업의 최대 ESG(환경·사회·거버넌스) 과제로 '탈탄소'가 떠오른 가운데 한화오션·HD한국조선해양·삼성중공업 등 국내 조선업계들도 탈탄소 선박 밸류체인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들 기업은 LNG(액화천연가스) 운반선 개발을 시작으로 선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저장하는 기술, 차세대 무탄소 연료 암모니아 및 수소 운반선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다만 개발 및 실증 초기 단계인 만큼 높은 인프라 구축 비용과 더딘 상용화 과정은 극복해야 할 과제다.
국내 조선 업계는 긴 호흡으로 로드맵을 구체화하며 '2050년 탄소중립' 달성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지난 17~20일(현지시간) 미국 휴스턴에서 열린 ‘가스텍 2024’에 마련된 HD현대 전시 부스 조감도 [HD현대 제공=뉴스퀘스트]](https://cdn.newsquest.co.kr/news/photo/202409/231540_128400_5438.jpg)
20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오션과 HD현대조선해양은 지난 17~20일(현지시간) 미국 휴스턴에서 열린 '가스텍 2024'에서 친환경 운반선 기술들을 대거 공개했다.
한화오션은 암모니아 가스터빈 추진 LNG운반선 모형을 공개했으며, HD한국조선해양도 차세대 LNG운반선과 액화이산화탄소 운반선 등을 전시했다.
지난 2~3년 해운업계에서 '탈탄소'는 피할 수 없는 규제이자 동시에 미래 먹거리로 떠올랐다. 탈탄소는 용어 그대로 각종 산업 활동에서 핵심 에너지로 활용되는 탄소 배출량을 줄이거나 제거하는 것을 말한다.
특히나 탄소 배출량과 흡수량을 상쇄해 순 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탄소 중립(넷제로)'이 탈탄소의 주요 과제로 자리잡았다.
![연간 10억톤, 전 세계 탄소 배출량의 3%를 차지하는 해운업계도 '탈탄소' 변화 흐름에 발맞춰나가고 있다. 사진은 대구 달성군 국립대구과학관에서 관람객이 2024년 기후 예측 모델이 표시되고 있는 SOS(Science On a Sphere) 시스템을 살펴보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https://cdn.newsquest.co.kr/news/photo/202409/231540_128404_5938.jpg)
'탄소중립' 과제는 앞서 지난 2015년 제21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 195개국이 파리 협정을 맺으면서 구체화됐다.
각 정부와 기업들은 지구 기온이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를 초과하지 않도록 2030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45% 감축하고, 2050년까지 탄소 중립을 달성하기로 한 것이다.
연간 10억톤, 전 세계 탄소 배출량의 3%를 차지하는 해운업계도 탈탄소 변화 흐름에 발맞춰나가고 있다.
유엔(UN)의 산하기구인이자 173개국이 가입한 '국제해사기구(IMO)'는 지난해 7월 '2023 온실가스 감축전략'을 채택하며 2008년 기준 대비 2030년까지 온실가스를 20~30% 줄이고, 2040년에는 70~80%까지 줄이기로 결정했다.
해운산업에서 선대 보유량 기준 세계 4위를 기록 중인 국내 조선업계 역시 '2050 넷제로' 달성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한화오션 제1도크에서 LNG운반선 4척이 동시 건조 중이다. [한화오션 제공=뉴스퀘스트]](https://cdn.newsquest.co.kr/news/photo/202409/231540_128407_139.jpg)
주요 기업들은 해운업 탈탄소 달성을 위해 탄소를 대체할 수 있는 친환경 연료 개발, 선박 에너지 효율 개선, 운항 최적화 등을 중심으로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다.
이 가운데 가장 초기부터 개발되고 있는 분야가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이다.
액화천연가스(LNG)는 기존 선박 연료인 벙커C유에 비해 탄소 배출량이 20~30% 적고, 황산화물과 질소산화물 배출량도 각각 90%, 80% 이상 줄일 수 있어 완전 무탄소로 가기 위한 중간 다리로 평가받고 있다.
선박 에너지 효율 개선 기술로는 '선박 탄소 포집 및 저장 기술(OCCS)'이 업계에서 가장 주목 받고 있다.
OCCS는 선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액화시켜 저장 탱크에 저장하거나 육상 또는 해양 저장 시설로 운송해 영구적으로 격리하는 기술이다.
선박 탱크에서 연료를 태울 때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이 75%에서 80%까지 줄어든다고 알려졌다.
최근에는 LNG을 넘어 탄소 배출이 완전 없는 암모니아, (액화) 수소 등 차세대 연료를 활용하는 선박 개발도 이어지고 있다. 이 연료는 연소시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아 탄소 중립 실현에 가장 적합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국내 조선 빅3, 주요 탈탄소 개발 '앞장'...'2050 탄소중립' 로드맵 준비 '착착'
![한화오션이 업계 최초로 개발하는 ‘차세대 무탄소 추진 LNG운반선’ 모형을 가스텍 2024에 전시했다. [한화오션 제공=뉴스퀘스트]](https://cdn.newsquest.co.kr/news/photo/202409/231540_128399_5425.jpg)
국내 조선 업계 '빅3'로 불리는 한화오션, HD한국조선해양, 삼성중공업은 주요 탈탄소 기술 개발에 앞장서며 상용화에 성큼 다가섰다.
한화오션은 지난 2022년 그리스 해운사 '가스로그'와 협약을 맺으며 본격적으로 OCCS 개발에 뛰어들었다. 가스로그의 LNG 운반선 4척을 인수했고, 이 선박에 선상 탄소포집저장 장치를 설치해 올해 반환할 예정이다.
지난해에는 한국선급으로부터 OCCS에 대한 개념 승인(AiP)을 획득하기도 했다. 개념승인은 설계 적합성과 타당성을 검증하는 필수 단계로, 인증을 획득하면 해당 제품을 상용화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게 된다.
한화오션이 개발한 OCCS는 다른 이산화탄소 포집기술에 비해 에너지 소모가 매우 적고, 장치 가동으로 추가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발생량도 상대적으로 매우 적은 것이 특징이다.
아울러 한화오션은 지난해 11월 그리스의 또 다른 해운사 '나프토마'로부터 초대형 암모니아 운반선 4척을 6562억원에 수주했다.
각 운반선은 9만3000㎥의 암모니아를 운송할 수 있으며, 지금까지 발주된 암모니아운반선 중에서는 세계에서 가장 크다. 선박들은 거제사업장에서 건조돼 오는 2027년 상반기까지 선주 측에 인도될 예정이다.
지난 20일에 폐막한 가스텍 전시회에서는 차세대 무탄소 추친 LNG 운반선 '오션1' 모형을 공개했다.
오션1은 암모니아 가스터빈 기반 전기추진 방식을 채택해 화석연료 없이 완전 무탄소 추진이 가능하도록 설계한 가스운반선이다. 현재 선박 연료로 널리 사용되는 LNG와 혼소도 가능하며, 향후 연료전지와 배터리 기술을 탑재할 수 있는 유연성도 갖췄다.
![HD현대미포가 건조한 1만8000㎥급 LNG벙커링선 [사진=HD한국조선해양]](https://cdn.newsquest.co.kr/news/photo/202409/231540_128402_5610.jpg)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해 5월 국내 조선업계 최초로 '탄소중립'을 선언했다.
HD한국조선해양을 비롯해 HD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등 조선 부문에서 발생하는 연간 탄소 배출량을 단계적으로 감축해 2018년 대비 2030년 28%, 2040년 60%, 2050년에는 탄소중립을 달성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에 따라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해부터 영국 에든버러대와 함께 OCCS 고도화 프로젝트에 들어갔다. 올해까지 에든버러대가 자체 개발한 이산화탄소 포집 기술을 자사 선박에 적용할 수 있도록 탄소 흡착 공정 최적화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해당 기술은 고체 흡착제를 활용해 기존 방식 대비 에너지 효율이 높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아울러 독일 뒤셀도르프에 있는 HD유럽연구센터에 5년동안 1500만유로(약 220억원)를 투자해 차세대 선박 추진 관련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달에는 유럽 소재 선사와 2479억원 규모의 LNG 벙커링선 2척에 대한 건조 계약을 체결하며 친환경 선박에서의 수주 성과도 기록 중이다.
LNG 벙커링선은 LNG를 연료로 사용하는 선박에 LNG 연료를 공급하는 특수 선박을 말한다. HD현대미포는 계약을 체결한 LNG 벙커링선을 건조해 오는 2027년 11월까지 선주사에 인도할 예정이다.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초대형 컨테이너선. 삼성중공업은 올해를 목표로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암모니아 추진 선박을 개발 중이다. [삼성중공업 제공=뉴스퀘스트]](https://cdn.newsquest.co.kr/news/photo/202409/231540_128403_5717.jpg)
삼성중공업은 지난 7월 HMM, 파나시아, 한국선급과 함께 OCCS 기술을 공동 개발하며 본격적인 실증에 들어갔다.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한 해당 OCCS는 시간당 1톤, 하루 24톤의 이산화탄소를 선박에서 포집, 액화, 저장할 수 있는 세계 최대 규모로 평가 받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파나시아와 함께 HMM이 운항 중인 2100TEU 컨테이너선에 탑재한 OCCS의 실증 업무를 수행한다. 특히 공동 연구에서 확보한 기술을 향후 자체 건조하는 대형선에 OCCS를 적용하고 액화이산화탄소(LCO₂) 운반선 개발에도 적극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삼성중공업은 지난 5월 그리스에서 '삼성 테크니컬 세미나 인 아테네'를 열고 공기저항저감 장치와 풍력 추진장치 등 독자 개발한 장비를 탑재한 '미래형 LNG 운반선'을 최초로 공개하기도 했다.
해당 LNG 운반선은 조타실을 선수에 배치해 운항 효율을 높였으며, 청정연료 시스템까지 장착해 친환경 성능을 대폭 강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지난 19일에는 자체 개발한 암모니아 추진 컨테이너 선박 설계가 한국선급으로부터 개념승인을 받으며 상용화 발판을 마련했다.
삼성중공업은 암모니아 특성을 고려해 기존 컨테이너선에 적용된 적 없는 새로운 구조 배치를 개발하고 연료 시스템 설계와 선박 기본 설계를 수행했다. 또 암모니아 연료 시스템과 연계된 연료 탱크, 연료 공급장치, 환기 및 가스 감시 시스템 등을 개발했다.
업계에서는 2050 넷제로까지 달성해야할 과제가 많다면서도 국내 조선 업계가 한 단계씩 목표 달성을 위해 차근차근 나아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탈탄소 과제는 조선업계에선 피할 수 없는 변화"라며 "인프라 구축이나 신기술 개발 등 어려운 부문이 있지만 국내 업체들이 구체적인 로드맵을 만들며 잘 이행해나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현재 이들 기업이 연구 개발 중인 LNG 운반선이나 OCCS, 암모니아 연료 등에 꾸준히 투자한다면 충분히 미래 먹거리로써도 가치를 가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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