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코리아 밸류업 지수 도입됐지만, 국내 주식시장 여전히 ‘제자리’
개인(3조 2000억원) 순매수 vs 외국인(2조 7000억원)·기관(9000억원) 순매도
증권업계 “밸류업 프로그램은 중장기 정책 과제로 판단해야” 강조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리아 밸류업 지수가 발표된 지난 9월 30일부터 10월 17일 사이 개인투자자는 코스피 시장에서 약 3조 2424억원을 사들인 반면에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2조 7388억원, 9178억원을 순매도한 것으로 집계됐다.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사진=연합뉴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리아 밸류업 지수가 발표된 지난 9월 30일부터 10월 17일 사이 개인투자자는 코스피 시장에서 약 3조 2424억원을 사들인 반면에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2조 7388억원, 9178억원을 순매도한 것으로 집계됐다.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민수 기자】 올해 초부터 정부가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현상 해소를 위해 추진한 코리아 밸류업 지수가 지난달 30일부터 본격적으로 운영되고 있지만, 아직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지 않고 있다.

개인투자자는 코리아 밸류업 지수 도입 이후 강력한 매수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외국인과 기관은 그보다 더 많은 주식을 팔아치우면서 주식시장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밸류업 프로그램의 성과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이 커지고 있지만, 장기적으로 상장기업들의 참여율이 꾸준히 늘어나면서 주가 부양에 도움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리아 밸류업 지수가 발표된 지난 9월 30일부터 10월 17일 사이 개인·외국인·기관 투자자의 거래실적은 큰 차이를 보였다.

해당 기간 동안 개인투자자는 코스피 시장에서 약 3조 2424억원을 사들인 반면에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2조 7388억원, 9178억원을 순매도한 것으로 집계됐다.

단순 계산으로 개인투자자의 순매수 금액보다 외국인·기관의 순매도 금액이 약 4000억원 더 많은 셈이다.

특히 이번 코리아 밸류업 지수에 포함된 ‘국민 대표주’ 삼성전자의 경우 외국인이 지난 9월 3일부터 10월 17일까지 외국인이 27거래일 연속 순매도하면서 역대 최장 기록을 경신했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가 올해 3분기 호실적을 거뒀다는 소식이 전해진 이날도 삼성전자 주가는 맥을 추지 못한 채 6만원대 밑으로 내려왔다.

코스피 시가총액 2위인 SK하이닉스도 4% 넘게 급락하면서 ‘18만닉스’로 주저앉았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코스피 지수는 이달 들어 2600선 안착에 실패한 후 2500선 후반과 2600선 초반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현재 개인투자자들은 각종 주식종목 온라인 토론방을 통해 코리아 밸류업 지수의 실효성에 대해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당초 대규모 자금 유입이 기대된다는 정부의 설명과 달리 외국인 투자자들이 연일 매도에 나서고 있고, 심지어 기관 투자자까지 매도에 참여하는 것은 ‘엇박자 정책’이 아니냐는 것이다.

다만, 증권업계에서는 코리아 밸류업 지수에 대해 아직 섣부른 평가를 하기에는 이르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신한투자증권 리서치본부는 “밸류업 프로그램은 정책 당국이 최초로 시작한 주주환원 강화·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프로젝트”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과거 정책적 노력이 성장(Growth) 일변도였다면 처음으로 가치(Value)에 방점을 뒀다는 점에서 뚜렷한 차이를 찾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정책 당국 노력은 시장 의구심과 달리 차근차근 진행 중이며, 각종 밸류업 세미나와 세제 지원 방안들이 국회 통과를 기다리고 있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신한투자증권은 “여기에 추가로 철옹성처럼 주주환원에 인색했던 기업들도 조금씩 밸류업 프로그램에 발을 담그는 모양새”라며 “은행, 증권, 보험 등 밸류업 취지에 깊이 공감했던 기업 중심으로 대폭 확대된 주주환원 정책을 찾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 “장기 저성장 국면에 진입 중인 한국 경제가 구조적으로 변하기 위해서 자본시장 효율성 제고가 필요하다”며 “밸류업 프로그램은 중장기 정책 과제로 오는 2026년까지 700위권 상장사들은 밸류업 공시에 적극 참여할 공산이 크다”고 밝혔다.

NH투자증권에서도 코리아 밸류업 지수가 궁극적으로는 한국 증시 재평가와 기업가치 제고 문화 확산에 도움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

김재은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앞으로 지수 상품화, 후속 지수 개발 등의 지원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지수 편출입 이벤트가 단기에 그치지 않고 중장기적인 관심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밸류업 계획 공시가 지수의 최우선적 편입 요건이기 때문에 향후 상장 기업들의 밸류업 프로그램 참여율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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