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 제47대 美 대통령 취임식에서 ‘아메리카’ 41차례 언급
구체적인 수치는 제시하지 않았지만, 고관세 부과 의지 재차 밝혀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미국 신정부 집권 초기 대응 중요” 강조

[사진=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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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퀘스트=김민수 기자】 20일(현지시간) 미국 제47대 대통령으로 취임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사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로 압축된다.

세계 정치·경제 주도권을 다시 가져오겠다는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에 한국 정부는 초기 대응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경제적 불확실성 최소화에 나설 방침을 세웠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DC 연방 의사당 중앙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미국을 최우선에 둘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30분 동안 진행한 연설에서 ‘아메리카’라는 단어를 41차례 사용했다.

그는 “미국의 황금시대(the golden age of America)는 이제 시작된다”며 “미국을 최우선(America first)에 둘 것”이라는 문장으로 취임사를 시작했다.

특히 “미국은 이전보다 더 위대하고 강해질 것이고, 지구상에서 가장 위대하고 강력한 위치를 되찾을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자국 우선주의 정책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사에서 드러난 미국 신정부의 정책 방향은 ▲고관세 ▲반이민 ▲화석연료 중심 에너지 생산 확대 ▲부서 신설 등으로 압축된다.

이 중 한국 경제와 가장 밀접한 관련이 있는 정책은 고관세로 트럼프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부터 멕시코·캐나다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고, 모든 수입품에 10~20% 보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다만, 당초 금융시장의 예상과 달리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첫날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하지는 않았다.

하건형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고관세에 대한 의지를 강조했으나, 이번 취임사에서 구체적 내용은 없었다”며 “이에 따라 취임 첫날 예고한 중국, 캐나다, 멕시코에 대한 추가 관세는 미부과됐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미국 무역 시스템 점검(중국, 캐나다, 멕시코 등 중점 검토국)을 시작 후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며 “기존보다 관세 상승 가능성 높으나, 아직 관세 부과 품목과 국가 범위는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기존 전망과 달리 트럼프 대통령이 물가와 국채 금리에 부담을 덜 주기 위해 유화적인 공약 추진 가능성을 시사했다는 의견도 있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관세 리스크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주요 통화는 물론이고, 위안화 강세 압력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달러화 지수의 추세적 하락을 얘기하기는 다소 이르지만, 일단 예상보다 유화적인 관세정책 추진은 주요국 통화 가치의 추가 하락을 제한할 공산이 커졌다”고 내다봤다.

그는 “다만, 트럼프 대통령 취임이 시장에는 우려보다는 안도감을 주었지만, 향후 변동성 리스크는 여전히 잠재해 있어 미국 국채 금리의 추가 하락 여부를 좀 더 주시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현재 한국 정부는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에 따른 대응 방안을 선제적으로 논의하는 등 금융시장 변동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주요 국책 연구기관장들과 가진 오찬 간담회에서 “미국 신정부가 출범함에 따라 이제부터는 ‘공약에 기반한 불확실성’에서 ‘현실적인 정책 리스크’로 전환되는 중요한 변곡점을 맞게 됐다”고 언급했다.

특히 미국 신정부가 주요 정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할 집권초기에 어떻게 대응하는지가 향후 한국 경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골든타임’이 될 것이라는 게 최 권한대행의 설명이다.

최 권한대행은 “우리 정부가 그동안 ‘대외경제현안간담회’ 등을 통해 통상·산업 현안들을 지속점검하고, 상황에 맞는 대응방안을 철저히 준비해온 만큼 이제부터는 신정부의 구체적 정책변화에 맞춰 체계적이고 신속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 “민·관·산·학(民官産學)의 모든 채널을 총동원해 미국 신정부와 긴밀히 소통·협의하고, 상호호혜적 관점에서 윈-윈 하는 경제협력 모멘텀을 이어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여당과 야당도 트럼프 대통령 취임과 관련한 금융시장의 혼선을 줄이고, 민생안정에 더욱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상훈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전날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정부는 대외 경제 현안 간담회 등 범부처 대응체계 가동, 각 주요국과의 공조 체계 구축 등 다양한 대응 방안을 모색하고 있으나 국민을 안심시키기에는 아직 부족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시기일수록 국회가 민심을 위한 협치와 입법으로 국민을 안심시켜드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같은 날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출범으로 대전환 시대의 막이 오르게 됐다”며 “관세·무역·통상 등 미국 우선주의가 가져올 변화의 대응책을 준비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정부와 국회 모도 실용적이고 유연한 자세로 대전환의 파고를 지혜롭게 넘어가도록 노력해야 한다”며 “정치적 불확실성이 경제로 이어지지 않도록 신속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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