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세미텍, HBM용 TC본더 활용 스펙트럼 넓어
한미반도체, 가격인상·마이크론 등 해외고객 비중 늘리며 대응
![SK하이닉스 이천공장. [사진=연합뉴스]](https://cdn.newsquest.co.kr/news/photo/202504/244187_143561_170.png)
【뉴스퀘스트=황재희 기자】SK하이닉스가 동맹관계에 있던 한미반도체의 반발에도 HBM(고대역폭메모리) 제조 핵심장비인 TC본더의 공급망 다변화 전략을 고수한 데에는 한화세미텍의 기술력이 있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한미반도체와의 갈등에도 TC본더 장비 다각화 전략에 변함이 없다. 높아지는 HBM 물량을 고려할 때 한미반도체에만 장비 공급을 의존하기에는 리스크가 높아지는 등 여러 변수를 고려한 선택으로 보인다.
다만 SK하이닉스측은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는데는 신중하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협력사와 관련해서는확인해 드리기가 어렵다"면서도 "관련 장비 공급망 다각화는 기업 입장에서 늘 해오던 일"이라고 말했다
그간 SK하이닉스는 한미반도체로부터 8년간 단독으로 TC 본더 장비를 공급받아왔다. TC본더 장비는 여러 개의 D램을 쌓을 때 열 압착 방식으로 고정할 때 쓰이는 HBM 핵심 장비다. 한미반도체는 시장 대세 제품인 HBM3E 12단 생산에 있어서 90%의 장비 점유율을 차지할 만큼 시장을 장악해오며 SK하이닉스의 독점 공급사로 매출을 올려왔다.
그러나 후발주자인 한화세미텍이 최근 SK하이닉스로부터 420억원 규모의 TC본더 계약을 수주하며 SK와 한미간 갈등이 점화됐다.
한화세미텍이 공급하는 TC본더는 8년간 가격을 동결해온 한미반도체의 장비 한대당 가격보다 25~30% 가량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TC본더 장비를 독점하던 한미반도체는 SK하이닉스의 장비 관리 등을 담당하는 AS 담당 직원 40여명을 지난달 철수시키고 경쟁사와 동일한 수준으로 장비값 인상을 통보하는 등 강경 대응에 나서며 양사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업계에선 한화세미텍이 TC본더에서는 후발주자지만, 최근 SK하이닉스의 강도높은 품질 테스트를 통과하고 TC본더 장비 수주를 따냈다는 점에 대해 제품 수율 등 기술력 면에서 한미반도체와 대등하거나 더 나은 점이 있지 않겠느냐는 의견을 내놓는다. 장비 성능이 한미세미텍과 동일한데 가격을 더 높게 받기는 어려울 거라는 관측에서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한화세미텍이 그동안 한미반도체가 독점해 온 TC본더 공급망을 뚫은 배경에는 높은 수율 등 기술력이 뒷받침됐을 것 "이라며 "한화 TC본더 장비의 경우 HBM 대응 스펙트럼이 넓어서 고객사가 활용하기 좋은 것도 영향을 줬다는 얘기가 들린다"고 언급했다.
그간 SK하이닉스는 HBM3E 12단 생산과 관련해 한미반도체의 TC본더 장비를 활용해왔다. 한미반도체도 SK하이닉스를 VVIP로 대접하며 장비 개발을 공동으로 진행하는 등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그러나 SK하이닉스가 지난해 싱가포르 ASMPT에도 장비 발주를 진행한데 이어 한화세미텍으로 공급사를 다변화하자 독점 공급사로서의 지위 박탈에 대해 항의하는 차원에서 강경 대응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한미반도체는 TC본더 시장에서 점유율 65%를 기반으로 SK하이닉스 외에도 마이크론에 TC본더를 납품하는 등 해외고객 비중을 늘리면서 대응하고 있다.
다만, 한미반도체가 HBM4, HBM5 등 차세대 제품을 위한 TC 본더와 FLTC본더(플럭스리스타입), 하이브리드 본더도 개발하는 등 장비 기술 경쟁력이 높다는 점에서 SK하이닉스도 한미와의 갈등 관계를 계속 이어가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화세미텍의 경우 SK하이닉스에 TC본더 장비 납품을 성사시킨 이후 순차적으로 장비 반입을 이어가고 있는 단계다. 그간 칩마운터(SMT) 등 반도체 장비를 통해 매출을 올려왔다면 반도체 후공정 장비인 플립칩본더에 이어 TC본더, 차세대 하이브리드 본더 등 지속해서 HBM용 장비 사업 규모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인재 확충에도 적극적이다. 한화세미텍은 다음달 말까지 반도체 후공정 장비 제어, 비전 알고리즘과 소프트웨어 개발 분야에서 박사급 인재와 경력직을 모집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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