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반도체법 폐지 · 관세 부과로 韓 기업 압박
삼성·SK 하이닉스, 반도체 보조금 지급 불확실성 커져
TSMC, 美 투자 145조원 늘려..국내 기업에도 영향 줄 듯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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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퀘스트=황재희 기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반도체 지원법 (칩스법) 폐지론에 국내 반도체 업계가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는 미국 정부로부터 보조금을 지급 받고 현지에 대규모 시설 투자를 계획하고 있는데 이같은 발언이 나와서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달부터 반도체에 25%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이전 발언에 대해서도 이행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관세 부과에 이어 반도체 지원법 폐지론까지 난관이 겹치면서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미 의회 상·하원 합동 연설에서 전임 대통령인 조 바이든 정부 때 의회를 통과한 반도체 지원법을 폐지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트럼프는 이날 “우리는 수천억 달러를 (보조금으로) 주지만 그들은 우리의 돈을 가져가서 쓰지 않고 있다”며 “끔찍한 법안으로 반도체법과 남은 것은 모두 없애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의회 리더인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에게 “그 돈으로 부채를 줄이거나 다른 어떤 이유든 원하는 대로 사용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다음달부터 부과하기로 한 관세에 대한 언급도 나왔다. 트럼프는 "다른나라들은 수십년 동안 우리에게 관세를 부과해왔다"며 "이제는 우리가 EU(유럽연합), 중국, 브라질, 인도, 멕시코, 캐나다에 부과할 차례"라고 덧붙였다.

관세 부과와 관련해 트럼프는 "한국의 평균 관세는 4배나 높다"라며 우리나라를 콕 짚어 저격하는 발언도 이어갔다.  이같은 트럼프의 관세부과와 반도체 지원법 폐지론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겨냥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바이든 정부 당시 삼성전자는 47억5000만 달러(약 6조9000억원), SK하이닉스는 4억5800만 달러(약 6700억원)의 보조금을 반도체 지원법에 의거해 받기로 확정했다.

다만 트럼프가 이날 반도체법을 "끔찍한 것"으로 표현하며 없애겠다고 공언함에 따라 보조금을 신속히, 제대로 받기가 어려워질 가능성도 생겼다. 지난달의 관세 부과 발언 역시 단순히 경고성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었지만 이날 다시 한번 트럼프가 한국의 관세를 언급하면서 현실화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트럼프의 발언은 압박 수위를 높이기 위한 경고성 발언으로 해석되고 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트럼프의 연이은 강경발언에 약속한 보조금 등 혜택 축소나 현지 투자 규모 확대 등 미국에 유리한 조항을 협상에 추가할 가능성은 더욱  커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보조금 지급이 불확실해지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미국 반도체 시설 투자에도 제동이 걸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대만 파운드리 업체 TSMC와 같이 현지 투자 규모를 확대하는 등 투자 계획에 변동성이 생길 수도 있다. 

앞서 TSMC 는 3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과 면담한 뒤 미국에 1000억달러(약 145조원)규모의 신규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이번 신규 투자로 TSMC의 대미 투자액은 총 1650억달러로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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