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운드리, 점유율 2위지만 1등 TSMC와 격차 59%로 커져
최윤호 사장, 파운드리 수조원대 적자 개선 방안 찾기 나서
5세대 HBM 퀄테스트 지연에 메모리사업부도 감사 예상

[사진=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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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퀘스트=황재희 기자】 삼성전자가 반도체 설계(팹리스)를 담당하는 시스템LSI 사업부에 이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부까지 내부 감사를 확대하고 있다. 계속되는 적자에다 세계 1위 파운드리업체 TSMC와의 격차가 갈수록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감사는 메모리 사업부로도까지 확대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삼성전자의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3E 제품은 핵심고객인 엔비디아의 퀄(품질) 테스트가 1년 가까이 지연되면서 올 1분기에도 납품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서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글로벌리서치 산하에 신설한 경영진단실은 DS(디바이스솔루션)부문 시스템LSI 사업부에 이어 파운드리 사업부를 감사하고 있다. 

시스템LSI 사업부에 대한 경영진단 배경은 삼성전자가 설계한 모바일AP(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 엑시노스 2500을 갤럭시 S25에 탑재하지 못했다는 게 주 이유였다.

다만 엑시노스2500의 기술적 한계를 삼성 시스템LSI 사업부에게만 전가할 순 없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시스템LSI 사업부가 설계한 칩은 파운드리사업부가 생산하는 구조이기에 수율(양품 생산비율)과 성능 등 기술적 문제에 대해선 삼성 파운드리 사업부 역시 책임 소지가 있어서다.

이같은 문제를 잘 파악하고 있는 한진만 DS부문 파운드리 사업부장(사장) 역시 올해 핵심 목표를 '수율 개선'으로 밝힌 상황이다. 4나노미터(㎚·10억분의 1m) 공정의 경우 수율이 80%에 육박할 정도로 개선됐으나 최선단 공정인 2나노 공정에서 수율은 아직 난항을 겪고 있어서다. 

문제는 삼성전자 파운드리가 한창 기술 경쟁력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는 상황에서 경영진단실의 감사를 받게 됐다는 것이다.

삼성전자 내부에선 경영진단실의 감사 협조를 위해 각종 사업보고서 작성 등 부수적인 업무 부담이 증가하고 기술직 직원들의 근로 의욕 약화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삼성전자의 이번 경영진단과 감사가 반도체 기술 경쟁력 약화에 대한 근본적인 원인을 찾고 해결책을 제시하기 보다는 재무 구조 개선에 치중될 거라는 의견도 나온다.

삼성글로벌리서치내 신설 조직인 경영진단실을 이끄는 인물이 과거 삼성 사업지원TF 부사장과 경영지원실장(사장)을 지낸 최윤호 사장이라서다.

그가 경영전략과 재무부문에 특화된 인물이기 때문에 이번 반도체 사업부 감사 역시 본원적인 기술 경쟁력 회복을 위한 방안보다는 인력 감축이나 경영 효율 개선 등 재무적인 부분에 초점이 맞춰질 거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삼성 파운드리는 시장점유율 2위다. 파운드리 1위인 대만 TSMC와 지난해 4분기 기준 격차가 59%까지 벌어지는 등 사업에 난항을 겪고 있다. 지난해만 4조원대 이상의 적자를 기록하며 미국 테사스주 테일러시에 신규 파운드리 팹(반도체 공장)을 짓기로 한 투자 계획도 지연하는 등 경영난이 심각한 상황이다.  

메모리 사업부라고 이번 경영진단과 감사에서 안심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는 HBM 과 관련해 아직 엔비디아 퀄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한 상황이다. 지난해 3월 경쟁사인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에 5세대 HBM3E를 납품한 것과 비교하면 1년이라는 격차가 벌어진 셈이다.

때문에  AI(인공지능)반도체에서 경쟁력 회복이 늦어지고 있는 메모리사업부 역시 이번 감사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메모리사업부는 그간 적자인 비메모리사업부를 먹여살려온 부서이기 때문에 이번 감사 대상에 포함될지의 여부는 지켜봐야 할 것 같다"면서도 "다만 삼성전자가 수차례 5세대 HBM 제품이 엔비디아의 품질 테스트를 통과할 것으로 자신했는데  1년 가까이 지연되는 점에 대해선 해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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