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덕현 사장 "고성장·고수익 사업 중심으로 포트폴리오 전환"
고부가 반도체기판, MLCC·카메라모듈 등 제품 비중 늘릴것

장덕현 삼성전기 대표이사 사장이 19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올해 사업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삼성전기]
장덕현 삼성전기 대표이사 사장이 19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올해 사업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삼성전기]

【뉴스퀘스트=황재희 기자】삼성전기가 AI(인공지능)서버와 전장(자동차용 전기부품)용 부품을 확대하고 있다. 

AI서버에선 고부가 반도체 기판인 FC-BGA(플립칩 볼그리드어레이)에 주력하고 있고 전장 분야에선 삼성전기의 핵심사업인 MLCC(적층세라믹커패시터) 뿐 아니라 카메라모듈까지 전 사업부에 걸쳐 전장용 제품 비중을 늘리는 추세다.

이를 통해 올해 AI서버와 전장 분야에서만 매출 2조원을 달성하겠단 목표다. 지난해 삼성전기 매출이 약 10조원임을 감안하면 신사업 매출 비중을 20%까지 가져가겠다는 계획인데 해당 분야 성장세를 감안할 때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업계는 관측하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기는 AI용 서버와 전장분야 등 신사업 비중을 빠르게 확대하며 사업을 개편하고 있다.

삼성전기는 AI용 서버 분야에선 FC-BGA, 전장 분야에선 ADAS(첨단 운전자 지원시스템)와 카메라모듈, MLCC를 미래 먹거리 사업으로 점찍고 있다. 

구체적인 매출 목표도 제시했다. 장 사장은 지난달 열린 주총에서 "올해는 미래 성장사업인 전장 및 AI서버 제품에서 연내 매출 2조원을 달성할 것"이라며 "고성장, 고수익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전환하겠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전략은 AI서버와 전장 분야에 대한 높은 수요 때문이기도 하지만 주 매출처인 삼성전자와 계열사 의존도를 낮추겠다는 전략으로도 볼 수 있다. 삼성전기가 삼성전자 등에 의존하는 매출 비중은 전체 매출 대비 약 29% 규모에 달한다.

안정된 고객사 외에 글로벌 자동차 업체와 AI가속기를 개발하는 빅테크 등 외부고객을 추가 확보할 수 있는 신성장 분야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이다.

삼성전기가 AI서버를 적극 키우겠다고 밝히면서 기판 사업을 하는 패키지솔루션 사업부의 실적도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해부터 삼성전기는 AI서버용 기판 사업을 확대하기 위한 일환으로 연구개발(R&D)과 시설 투자에도 힘을 쏟고 있다. 

지난해 삼성전기가 생산설비 투자에 가장 많은 비용을 들인 곳도 약 2592억원이 투입된 패키지 사업부였다. 해당 투자 금액은 주력사업인 컴포넌트 부문에 투입된 1634억원보다 높았다.

삼성전자 패키지사업부는 고성능 컴퓨터와 AI 서버 등에 탑재되는 반도체기판과 전장용 FC-BGA 를 생산한다. 이 제품은 반도체 칩과 패키지 기판을 플립칩 범프로 연결해 전기 신호를 원활히 전달하는 역할을 하는데 최근 AI서버, 네트워크용으로 수요가 급속히 확대되고 있다. 

다만 LG이노텍 등 경쟁사들도 AI서버용 FC-BGA 시장에 진입하는 등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추세다. 이에 삼성전기는 FC-BGA  중에서도 고부가 하이엔드 점유율 확대를 적극 추진중이다. 고성능 네트워크용 패기지 기판부터 AI 노트PC용 고성능 패키지 기판, 칩렛기술을 적목한 초고성능 서버용 FCBGA 등 개발 품목도 다각화하고 있다. 

이에 힘입어 삼성전기 FC-BGA 에서 AI서버용 비중은 2023년 15%에서 지난해 29%, 올해에는 35%까지 성장할 것으로 업계는 관측하고 있다.

이와 함께 삼성전기는 전장 분야 공략에 특히 공들이고 있다. 카메라모듈과 ADAS(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가 대표 제품이다. 삼성전기 관계자는 "전장은 컴포넌트, 광학솔루션, 패키지솔루션 등 전 사업부의 기술 시너지가 발휘될 수 있는 분야로써 적극 육성 중이다"라고 밝혔다.

삼성전기는 스마트폰 카메라모듈을 제작했던 역량을 바탕으로 전기차 등에 탑재되는 고성능, 고화질 카메라모듈 라인업을 확장하고 있다. 카메라 모듈사업에서 전장이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5750억원에서 올해 6820억원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삼성전기는 자율주행차 기술에서 앞선 테슬라를 핵심 고객사로 보유하고 있어 ADAS에 탑재되는 부품인 MLCC를 포함, 다양한 전장용 부품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며 중장기적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iM 증권은 2일 낸 '자율주행 시대의 주인공' 이란 보고서에서 삼성전기의 전장용 MLCC 매출이 지난해 9700억원에서 올해 1조1800억원으로 1조원을 돌파한 후, 2027년 1조6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추세대로라면 삼성전기의 전장용 MLCC 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19%에서 3년 만에 25%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고의영 iM 증권 연구원은 "삼성전기의 사업 포트폴리오는 AI서버, 전장용 MLCC, 맞춤형 반도체(ASIC), 전장용 FC-BGA, 전장용 카메라 등 구조적 성장 산업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면서 "삼성전기가 다양한 EV(전기차)고객을 두고 있는 만큼 (전장 사업에서) 수혜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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