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게임사들 2분기 컨퍼런스콜서 '신규 IP 발굴'을 핵심 성정 전략으로 꼽아
IP 열풍 배경엔 플랫폼 확장, 기존 유저 접근 용이성, 개발 과정 단축 등 꼽혀
장점만큼 단점도 뚜렷...IP 인기 감소시 연관 게임 와르르 흥행 부진 겪을 수도
흥행 IP 하나 발굴에만 집착하기 보단 여러 개 IP 개발에 많은 역량 투자해야

국내 대형 게임사들이 회사 성장 전략으로 'IP(지적재산권) 확보'를 강조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5월 열린 '인디크래프트'에서 유저들이 게임 플레이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김민우 기자]
국내 대형 게임사들이 회사 성장 전략으로 'IP(지적재산권) 확보'를 강조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5월 열린 '인디크래프트'에서 유저들이 게임 플레이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김민우 기자]

【뉴스퀘스트=김민우 기자】 "기존 IP 확장과 함께 신규 IP 발굴을 통한 성장전략을 추진 중이다"(이정헌 넥슨 대표이사)

"중장기 전략으로 '배틀그라운드' IP 프랜차이즈 확장과 프랜차이즈가 가능한 신규 게임 IP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배동근 크래프톤 최고재무책임자)

"자사가 IP를 가장 잘 게임화한다고 생각한다. 내부 IP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게임 개발을 계획하고 있다"(권영식 넷마블 대표)

"유저친화적인 접근과 자사의 게임 개발 기술력을 활용해 레거시 IP 발굴에 집중해나가겠다"(홍원준 엔씨소프트 최고재무책임자)

크래프톤은 2분기 주요 IP인 배틀그라운드의 흥행 성과로 '어닝 서프라이즈'를 달성했다. 사진은 지난 2일 열린 'PUBG 성수'에서 기념 사진을 촬영 중인 관람객 모습이다. [사진=김민우 기자]
크래프톤은 2분기 주요 IP인 배틀그라운드의 흥행 성과로 '어닝 서프라이즈'를 달성했다. 사진은 지난 2일 열린 'PUBG 성수'에서 기념 사진을 촬영 중인 관람객 모습이다. [사진=김민우 기자]

국내 게임사들이 회사 성장 전략으로 이구동성 'IP 확보'를 강조하고 나서고 있다.

기존에 많은 인기를 얻었던 IP는 다른 플랫폼 또는 후속작으로 확대가 가능한지 살펴보고 신작 게임의 경우 초기 개발 단계부터 IP 프랜차이즈를 염두에 두며 작업에 나서는 식이다.

IP(Intellectual Property, 지적재산권)란?

흔히 '지적재산권'으로 표현되는 IP는 게임 업계에선 작품 하나에 녹아있는 세계관, 캐릭터, 장르, 디자인 등을 아우르는 용어로 사용되고 있다.

법적인 차원에서 저작권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대체로 게임사들의 신작 개발 과정에서 특정 세계관, 캐릭터, 디자인 등을 활용하는지 파악하는 용도로 쓰이곤 한다.

대표적인 예로 엔씨소프트가 지난 1998년 출시한 '리니지'를 들 수 있다. 게임 '리니지'는 동명의 만화를 원작으로 캐릭터 디자인, 스토리, 세계관 등을 독자적으로 구축해냈다. 이후 엔씨소프트는 '리니지 IP'를 바탕으로 다양한 후속작과 캐릭터 상품 등을 성공적으로 출시했다.

최근에는 게임 IP가 영화 및 드라마로 제작되기도 한다.

이러한 IP 확보 열풍 배경에는 기존 유저들의 접근 용이성, 플랫폼 확장 가능성, 개발 과정의 단축 등 많은 장점들 때문이다.

다만 신중해야 할 부분도 있다. 특정 IP 의존도가 높아질 경우, 해당 IP 인기가 사그라들면 연관된 게임들도 연쇄적으로 흥행 부진을 겪을 수 있어서다.

따라서, IP 하나를 다양한 플랫폼과 후속작으로 개발하는 것만큼 여러 흥행 IP를 확보하는 것이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넥슨은 2분기 던전앤파이터 중국 서비스 흥행을 바탕으로 호실적을 달성했다. [넥슨 제공=뉴스퀘스트]
넥슨은 2분기 던전앤파이터 중국 서비스 흥행을 바탕으로 호실적을 달성했다. [넥슨 제공=뉴스퀘스트]

14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국내 빅 게임사들의 실적 성과가 각 사의 대표 IP 흥행 여부에 따라 큰 폭의 차이를 보였다는 분석이다.

넥슨과 크래프톤의 경우 대표 IP인 메이플스토리·던전앤파이터(넥슨)와 배틀그라운드(크래프톤)의 대흥행으로 호실적을 달성했다. 

넷마블 역시 기존 웹소설과 웹툰으로 유명했던 '나 혼자만 레벨업'을 게임화한 동명의 신작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가 글로벌 흥행에 나서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2003년 PC 온라인으로 출시된 메이플스토리는 궁수, 도적, 전사, 마법사 등 다양한 직업군과 루디브리엄, 엘리니아, 슬리피우드 등 독특하면서도 다양한 세계관으로 20년 동안 많은 유저들의 인기를 얻고 있다. [넥슨 제공=뉴스퀘스트]
2003년 PC 온라인으로 출시된 메이플스토리는 궁수, 도적, 전사, 마법사 등 다양한 직업군과 루디브리엄, 엘리니아, 슬리피우드 등 독특하면서도 다양한 세계관으로 20년 동안 많은 유저들의 인기를 얻고 있다. [넥슨 제공=뉴스퀘스트]

국내 게임 업계에서 가장 잘 알려진 IP로는 넥슨이 개발한 '메이플스토리'가 있다.

2003년 PC 온라인으로 출시된 게임은 궁수, 도적, 전사, 마법사 등 다양한 직업군과 루디브리엄, 엘리니아, 슬리피우드 등 독특하면서도 다양한 세계관으로 20년 동안 많은 유저들의 인기를 얻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동명의 만화책이 발간됐으며, 2016년에는 모바일 버전인 '메이플스토리M'이 출시되기도 했다.

또 지난해에는 초기 업데이트 버전을 그리워하는 골수 유저팬을 대상으로 한 클래식 버전인 '메이플랜드'가 서비스되며 유저들의 각광을 받기도 했다.

이처럼 잘 짜인 세계관과 매력적인 캐릭터를 보유한 게임은 추후에도 다른 플랫폼이나 후속작들로 확대가 가능하기 때문에 업계에선 우스갯소리로 "대박 IP 하나가 중박 열 게임 부럽지 않다"는 얘기가 나오기도 한다.

엔씨소프트의 대표 모바일 게임 '리니지M'. [엔씨소프트 제공=뉴스퀘스트]
엔씨소프트의 대표 모바일 게임 '리니지M'. [엔씨소프트 제공=뉴스퀘스트]

실제 엔씨소프트의 경우 PC MMORPG(대규모접속역할수행게임)인 '리니지'를 모바일로 확장해 '리니지2', '리니지M', '리니지W'로 출시하며 리니지 IP를 성공적으로 구축했다.

크래프톤 역시 배틀그라운드 IP를 PC, 콘솔, 모바일로 확장해나가며 다양한 플랫폼 유저들을 유입시키는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유저들 역시 흥행 IP 확대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세계관이 동일하기 때문에 접근성이 용이하고 친근하기 때문이다.

메이플스토리를 17년간 해온 30대 남성 게임 유저 양씨는 "기존 메이플스토리와 함께 클래식 메이플이라고 할 수 있는 메이플랜드를 병행하며 플레이하고 있다"며 "메이플랜드의 경우 중학생 때 해왔던 감성을 그대로 느낄 수 있어서 아주 재밌다"고 평가했다.

20대 여성 게임 유저 박씨는 배틀그라운드의 PC판과 모바일판을 모두 즐긴다고 말했다. 그는 "기본적으로 플레이 방식이 똑같아서 다시 적응할 필요가 없다는 게 장점"이라며 "보통 집에 있게 되면 PC로 플레이를 하고 밖에서 시간 여유가 생길 떄는 친구들과 모바일로 배그를 즐기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게임사들은 유저들의 니즈를 적극 반영해 자사의 기존 IP를 활용하거나 외부의 흥행 IP를 게임화하는 방식으로 신작 출시에 나서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11월 16~19일 진행된 '2023 지스타'. [사진=김민우 기자]
게임사들은 유저들의 니즈를 적극 반영해 자사의 기존 IP를 활용하거나 외부의 흥행 IP를 게임화하는 방식으로 신작 출시에 나서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11월 16~19일 진행된 '2023 지스타'. [사진=김민우 기자]

게임사들 역시 이러한 유저들의 니즈를 적극 반영해 자사의 기존 IP를 활용하거나 외부의 흥행 IP를 게임화하는 방식으로 신작 출시에 나서고 있다.

다만 이러한 IP 확장이 장점만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 자칫 잘 못해 기존 IP 흥행력이 감소할 경우, 이를 바탕으로 제작된 게임들이 연쇄적으로 흥행 부진을 겪기도 하기 때문이다.

2022년 한해 리니지 IP로만 2조원대 매출을 기록했던 엔씨소프트의 경우 유저들의 MMORPG 장르의 피로감 누적이 이어지며 지난해와 올해 리니지 IP 매출이 대폭 줄어드는 상황을 맞았다.

넥슨 역시 자사의 인기 FPS(1인칭 슈팅 게임)인 '서든어택'의 후속작 '서든어택2'를 지난 2016년 야심차게 공개했으나 다른 게임 대비 아쉬운 퀄리티로 혹평을 받으며 출시 100일도 채 안 돼 국내 서비스를 종료하기도 했다.

크래프톤의 산하 스튜디오 '렐루게임즈'가 출시한 인공지능(AI) 추리 게임 '언커버 더 스모킹 건'. [크래프톤 제공=뉴스퀘스트]
크래프톤의 산하 스튜디오 '렐루게임즈'가 출시한 인공지능(AI) 추리 게임 '언커버 더 스모킹 건'. [크래프톤 제공=뉴스퀘스트]

따라서 기존 흥행 IP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것보다 다른 종류의 신작 IP 개발에도 게임사들이 힘을 써야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실제 이번 2분기 실적 발표 당시에도 게임사 대부분이 IP를 강조하면서도 단일 IP 개발보단 흥행 가능성이 높은 여러 개의 IP를 개발하는데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던 크래프톤은 퍼블리싱(게임 서비스)과 자사 산하 게임 스튜디오를 통해 배틀그라운드 이외의 프랜차이즈 IP 발굴에 나서고 있다.

'모바일 게임 강자'인 넷마블 역시 '레이븐2', '일곱개의 대죄 키우기' 등 내부의 기존 IP를 활용한 후속작과 더불어 외부 IP 개발에도 적극 나서며 IP 여러개의 흥행 확보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중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기존 IP를 어떻게 활용하느냐만큼 여러 개의 새로운 IP를 발굴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매출 부분에 있어서는 새로운 캐쉬카우(수익창출원) 창출이 가능해지고 자칫 기존 IP 흥행 부진을 대비할 수 있는 방안으로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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