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경쟁사보다 앞선 6세대 1c D램 기반으로 개발 박차
SK, HBM3E와 같이 1b D램 적용...제품 안정성과 수율에 무게
엔비디아 요구 맞춰 내년 상반기내 개발·샘플 제작 마치는 게 관건
![HBM 시장을 양분 중인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는 'HBM4' 양산 및 기술 경쟁력 강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사진=연합뉴스]](https://cdn.newsquest.co.kr/news/photo/202412/236816_134790_2830.jpg)
【뉴스퀘스트=김민우 기자】 올 한해 반도체 핵심 이슈로 자리잡은 '고대역폭메모리(HBM)'가 내년에도 업계 승부를 결정지을 키워드가 될 전망이다.
관건은 엔비디아 신제품 '루빈'에 탑재 예정인 6세대 HBM인 'HBM4'를 누가 먼저 납품하느냐다.
엔비디아와 'HBM4' 납품 계약을 먼저 체결하는 업체는 내년 467억달러(약 65조원)까지 성장하는 HBM 시장 주도권을 선점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이에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는 'HBM4' 양산 및 기술 경쟁력 강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5세대 HBM인 HBM3E 12단(SK하이닉스) 실물. 내년 양산 예정인 HBM4는 같은 크기에 더 많은 단자가 들어가 속도, 대역폭, 용량 등에서 압도적인 성능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김민우 기자]](https://cdn.newsquest.co.kr/news/photo/202412/236816_134791_2914.jpg)
23일 업계에 따르면, HBM4가 본격적으로 탑재될 제품으로는 엔비디아의 '루빈'이 꼽힌다.
앞서 젠슨 황 엔비디아 CEO(최고경영자)는 지난 6월 대만 '컴퓨텍스' 간담회에서 차차세대 인공지능(AI) 그래픽처리장치(GPU) '루빈'을 언급했다.
황 CEO는 2026년 출시 예정인 '루빈' 기본 제품에는 HBM4가 8개, 고성능 버전인 루빈 울트라에는 12개 탑재할 것이라고 밝혔다.
GPU 시장 점유율 2위를 기록 중인 AMD 역시 2026년 출시를 목표로 하는 'MI400'에 HBM4를 탑재한다는 계획이다.
HBM4의 데이터 전송 통로(입출력 단자·I/O)는 직전 세대인 HBM3E보다 2배 많은 2048개에 달한다. 거의 같은 크기 칩에 2배 더 많은 단자가 들어가는 만큼 속도, 대역폭, 용량, 전력 효율, 핀 수에서 모두 압도적인 성능을 자랑한다.
HBM4의 이같은 성능 개선은 대량의 데이터를 더 빠르고 더 정확하게 처리하는 반도체 칩이 필요한 인공지능(AI) 서비스 업체들에겐 필수적인 부품이 될 전망이다.
따라서 메모리 반도체 1, 2위를 다투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고객사들의 폭발적 수요가 예상되는 'HBM4' 개발에 두팔 걷고 나서는 상황이다.
![지난 11월 열린 'SK AI 서밋'에서 발언하는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사진=연합뉴스]](https://cdn.newsquest.co.kr/news/photo/202412/236816_134793_328.jpg)
이전 세대까지 양사의 경쟁 구도를 살펴보면 SK하이닉스가 웃는 상황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HBM 시장에서 SK하이닉스는 53%, 삼성전자는 38%의 점유율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가 3세대 HBM(HBM2E)부터 5세대 HBM(HBM3E)까지 엔비디아에 납품해오고 있는 것으로 파악 중이다.
이번 HBM4 경쟁에서도 SK하이닉스는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앞서 지난 11월 4일 열린 'SK AI 서밋 2024'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HBM4 공급 일정을 6개월 앞당겨 달라고 요청했다"는 일화를 언급했다.
그러면서 최 회장은 "엔비디아는 새로운 그래픽처리장치(GPU)가 나올 때마다 SK하이닉스에 더 많은 HBM을 요구하고, 합의된 일정도 항상 앞당겨 달라고 요청한다"며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을 보면서 '가능하겠냐'고 물었더니 최대한 해보겠다고 하더라"고 웃으며 말하기도 했다.
젠슨 황 CEO 역시 해당 행사에서 SK와의 파트너십에 관해 설명했다.
황 CEO는 "SK하이닉스와 협업으로 더 적은 메모리로 더 정확한 연산을 수행하고 동시에 더 높은 에너지 효율성을 달성했다"며 "컴퓨팅 처리 능력은 비약적으로 향상됐고 이는 정말 놀라운 일"이라고 전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지난 3월 삼성전자 HBM3E 12단에 남긴 사인. [사진=한진만 삼성전자 부사장 SNS]](https://cdn.newsquest.co.kr/news/photo/202412/236816_134794_3334.jpg)
삼성전자는 HBM 납품을 두고 엔비디아와 소위 '밀당(밀고 당기기)'을 지속해 왔다.
제품 퀄리티 테스트를 두고 긍정적인 신호가 나왔지만 확실한 파트너십 구축까진 이어지지 않고 있어서다.
앞서 젠슨 황 CEO는 지난 3월 열린 'GTC 2024'에 마련된 삼성전자 부스를 찾아 삼성전자의 HBM3E 12단에 'Jesen approved(젠슨이 승인)'이라고 적으며 많은 기대를 불러일으켰다.
이후 삼성전자도 3분기 컨퍼런스콜에서 주요 고객사의 퀄리티 테스트 통과가 임박했다는 입장을 밝히며 엔비디아에 HBM 납품 기대감을 높였으나 현재까지 가시적인 성과가 발표되고 있진 않다.
이번 HBM4를 놓고서는 양사 모두 양산 목표를 내년 하반기로 잡은 상황이나 엔디비아 '루빈'에 HBM4를 탑재하기 위해서는 내년 상반기까진 기술 개발과 샘플 제작까지 맞춰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일반적으로 HBM 양산을 위해서는 기술 개발, 샘플 제작, 고객사의 샘플 퀄리티 테스트, 양산 준비, 제품 탑재 등의 과정을 거친다.
특히나 엔비디아의 '퀄리티 테스트'는 꼼꼼한 확인 과정으로 정평이 나있다.
페이퍼 테스트, 성능 테스트, 신뢰성 테스트, 호환성 테스트 등 총 4가지 항목에서 모두 높은 기준을 충족해야만 하는데, 업계에서는 이 과정이 최소 6개월에서 길게는 1년 정도 걸리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엔비디아를 비롯해 TSMC 등 협력사들은 차차세대 AI 칩 루빈 개발 착수에 속도를 내고 있다"며 "예정보다 반년 앞서 출시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삼성전자 평택 2라인 전경. [삼성전자 제공=뉴스퀘스트]](https://cdn.newsquest.co.kr/news/photo/202412/236816_134795_3348.jpg)
HBM4 양산 과정에선 이전 세대보다 높아진 공정 난도가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모두 기존 대비 적층 수를 높이면서 실리콘관통전극(TSV) 기술은 더 미세해야 하며, 동시에 발열 문제와 전력 효율성도 해결해야 하는 과제가 주어진 셈이다.
삼성전자는 10나노급 6세대 D램인 1c D램을 기반으로 HBM4 제작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경쟁사인 SK하이닉스나 미국의 마이크론이 5세대 D램인 1b D램을 활용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한 세대 앞선다.
삼성전자는 올 연말부터 평택 P4에 1c D램용 양산 라인을 설치하기 위한 투자를 진행 중이며 내년 중반에 라인 구축이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된다.
![SK하이닉스 이천 M16 전경 [사진=SK하이닉스]](https://cdn.newsquest.co.kr/news/photo/202412/236816_134796_3416.jpg)
SK하이닉스는 HBM4에 HBM3E와 같이 1b D램을 적용한다. 제품 안정성과 수율에 무게를 둔 선택이다.
현재 SK하이닉스는 이천 M16 팹을 중심으로 1b D램 투자를 진행 중이다. 내년까지 생산능력을 최대 월 14~15만장 수준으로 끌어올릴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양사 모두 엔비디아 제품 탑재를 위해 HBM4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을 것"이라며 "고객사들 입장에서는 좋은 수율(완성품 중 양품 비율)이 나오는 제조사에 물량 수주를 맡길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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