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9일 국내서 파운드리 포럼 개최...지난달 미국 포럼 이후 한달만
빅테크 고객사의 TSMC 물량 수주 쏠림 심해져...구글도 TSMC에 맡겨
GAA 기술과 턴키 서비스 강점 살려 주요 고객사와 협업 이뤄져야

지난달 12일(현지시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열린 '삼성 파운드리 포럼 2024(Samsung Foundry Forum 2024)'에서 최시영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장(사장)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뉴스퀘스트]
지난달 12일(현지시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열린 '삼성 파운드리 포럼 2024(Samsung Foundry Forum 2024)'에서 최시영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장(사장)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뉴스퀘스트]

【뉴스퀘스트=김민우 기자】 삼성전자가 메모리 반도체의 수요 개선으로 반등의 신호탄을 쏘아올린 가운데, 반도체 사업의 '마지막 단추'인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에서의 경쟁력 확보 전략에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10여년 넘게 '반도체 동맹'을 맺어온 구글이 차세대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생산을 TSMC에 맡겼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삼성전자의 경쟁력 약화에 대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어서다. 

오는 2030년까지 파운드리 사업이 포함된 시스템 반도체 분야 1위 달성을  목표로 세운 삼성전자로선 'TSMC 쏠림' 현상을 반드시 막아야 하는 상황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오는 9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삼성 파운드리 포럼을 개최한다.

행사에서는 파운드리 주요 고객사와 파트너사를 초청해 삼성전자의 최신 기술 및 사업 전략, 미래 버전을 소개될 예정이다.

앞서 지난달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열린 파운드리 포럼에서는 올 하반기 2세대 3나노 공정 양산, 2027년에 1.4나노 공정 양산 등의 계획을 발표했다.

또 삼성전자가 업계 최초로 개발한 GAA(게이트 올 어라운드) 기술을 비롯해 고객사 요구에 맞춰 커스텀 솔루션 제공이 가능한 '턴키 서비스'를 강조한 바 있다.

당시 최시영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 사장은 기조연설에서 "인공지능(AI) 반도체에 최적화된 GAA 공정 기술과 적은 전력 소비로도 고속 데이터 처리가 가능한 광학 소자 기술 등을 통해 고객들이 필요로 하는 원스톱 AI 솔루션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삼성전자 선단 파운드리 공정 로드맵. [삼성전자 제공=뉴스퀘스트]
삼성전자 선단 파운드리 공정 로드맵. [삼성전자 제공=뉴스퀘스트]

업계에서는 이번 포럼에서 주요 빅테크 고객사와의 협업 관련 소식이 이뤄질지 주목하고 있다.

최근 외신을 통해 구글이 AP 생산에서 TSMC를 택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삼성전자 파운드리의 경쟁력 약화가 지적되고 있어서다.

앞서 대만의 IT(정보통신) 매체인 '디지타임스'는 구글이 내년 출시하는 스마트폰 '픽셀10' 시리즈에 들어갈 AP '텐서 G5' 양산을 TSMC에 맡겼으며 '테이프 아웃' 단계에 돌입했다고 전했다. 테이프 아웃은 반도체 양산 직전 단계로 최종 설계 도면이 양산 라인으로 투입되는 단계를 말한다.

디지타임스는 "삼성전자가 주요 파운드리 고객사 가운데 하나인 구글을 놓치는 것은 실적과 브랜드 이미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빅테크의 TSMC 물량 수주 쏠림 현상은 초미세공정으로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테슬라의 인공지능(AI) 슈퍼컴퓨터 '도조'와 애플의 2, 3나노 공정용 칩도 TSMC가 독점하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전자도 빅테크 기업과의 물량 수주를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현재 가장 유력한 고객사로는 시스템 반도체 기업 'AMD'가 꼽히고 있다.

앞서 리사 수 AMD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5월 28일 'ITF 월드 2024 컨퍼런스' 기조연설에서 "3나노 GAA 공정에서 신형 반도체를 양산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기술을 도입한 곳은 삼성전자가 유일해 사실상 AMD가 삼성전자 파운드리에 새 반도체를 생산하겠다고 밝힌 것과 다름 없다는 해석이 나온다.

AMD는 전세계 CPU(중앙처리장치)와 GPU(그래픽처리장치) 시장에서 각각 인텔과 엔비디아에 이어 시장 점유율 2위를 기록 중이다.

올해 1분기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 그래프. TSMC가 62%, 삼성전자가 13%를 차지했다. [카운터포인트 제공=뉴스퀘스트]
올해 1분기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 그래프. TSMC가 62%, 삼성전자가 13%를 차지했다. [카운터포인트 제공=뉴스퀘스트]

업계에선 삼성전자가 시장 점유율 격차가 40%포인트(p) 이상 벌어진 TSMC와의 점유율 격차를 좁히기 위해선 엔비디아, 애플, 구글 등 빅테크와의 협업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 파운드리 입장으로선 단기간 내에 TSMC를 따라잡는 것이 목표가 아닌 만큼 주요 고객사 한 곳 한 곳과의 물량 수주를 통해 격차를 조금씩 좁혀나갈 필요가 있다"며 "이를 위해서는 나노 경쟁에서의 기술력 우위와 이를 밑받침할 차세대 첨단 공정에서의 고수율 확보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수율이란 원료나 반제품에서 결함없이 최종 제품으로 생산될 수 있는 비율을 나타내는 지표를 말한다.

한편, 오는 9일 진행되는 포럼의 기조연설은 최시영 사장이 맡을 예정이다.

또 송태준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상무 등 임원 8명이 AI 솔루션, 프로세스 기술, 디자인 플랫폼, 고객사 현황 등에 소개한다. 

아울러 삼성전자 파운드리와 오랜 기간 협업을 맺어온 국내 고객사 임원들도 연설에 나선다.

차량용 팹리스(반도체 설계) 기업 ‘텔레칩스’의 이장규 CEO가 '차량용 반도체 회사로서의 텔레칩'을 주제로 발표한다.

MCU(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 설계를 주력으로 하는 '어보브반도체'의 박호진 부사장은 '삼성 파운드리와 함께 윈-윈하는 어보브반도체'를 소개한다. 

또한, AI 소프트웨어를 설계하는 '리벨리온'의 오진욱 최고기술책임자(CTO)도 발표에 나선다. 최 CTO는 '생성형 AI를 위한 AI 가속기 '리벨'(리벨리온의 차세대 제품)을 기다리며'를 주제로 삼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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