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파운드리, '리벨리온' NPU 제작 협업...최적의 솔루션 제공
SK하이닉스, TSMC와 HBM4 공동 개발...개방형 협업 속도
![국내 반도체 업계를 책임지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각의 파트너사와의 협업 관계를 더욱 공고히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뉴스퀘스트]](https://cdn.newsquest.co.kr/news/photo/202407/227103_122716_5258.jpg)
【뉴스퀘스트=김민우 기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 사별 파트너사와의 협업 관계를 더욱 공고히 하고 있다.
SK하이닉스가 HBM(고대역폭메모리) 생산에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시장 점유율 1위 'TSMC'와의 동맹 굳히기에 나선 가운데 삼성전자도 국내 인공지능(AI) 반도체 팹리스(설계 전문) 기업 '리벨리온'과 함께 차세대 AI 반도체 개발에 나서고 있다.
기업들의 '합종연횡'이 최근 화두인 '저전력·고성능' 칩 개발을 가속화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특히 AI 시대를 맞이해 반도체 칩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만큼 업계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삼성전자, 리벨리온·가온칩스 등 주요 반도체 기업과 '맞손'...차세대 칩 개발 '박차'
![지난 9일 열린 삼성전자 파운드리 포럼에서 최시영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장이 발표를 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뉴스퀘스트]](https://cdn.newsquest.co.kr/news/photo/202407/227103_122717_5331.jpg)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는 지난 9일 서울 강남구에서 파운드리 포럼을 진행했다.
이날 삼성전자는 '고객사 맞춤형 칩 제작'을 강조하며 파트너사들과의 끈끈한 협업을 바탕으로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포럼에는 삼성전자 파운드리 파트너사 35곳의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리벨리온'의 오진욱 CTO(최고기술책임자)가 연설에 참여하며 삼성전자 파운드리와의 협업 성과와 향후 계획을 소개했다.
오진욱 CTO는 "삼성 4나노 공정으로 만든 2세대 생성형 AI 가속기 '리벨'을 내년 초 출시할 예정"이라며 "리벨리온의 AI 가속 엔진, SoC(시스템온칩) 아키텍처, 칩렛(고성능칩 분할생산) 기술과 함께 삼성 파운드리의 고성능 HBM, 패키징 능력을 총 망라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와 리벨리온이 협업해 제작한 NPU '아톰'. [사진=김민우 기자]](https://cdn.newsquest.co.kr/news/photo/202407/227103_122718_5418.jpg)
앞서 리벨리온은 지난해 2월 삼성전자 파운드리 5나노 공정에서 생산한 NPU(신경망처리장치) '아톰'을 출시했다. 아톰은 128TOPS(1TOPS는 초당 1조번 연산)의 성능을 갖췄다.
오 CTO는 "엔비디아의 GPU(그래픽처리장치)인 'A100'와 전력 성능을 비교했을 때 아톰이 최소 3배 이상 높은 에너지 효율을 보여줬다"며 "내년 출시 예정인 '리벨' 역시 엔비디아의 차세대 GPU '블랙웰' 대비 연산 전력 효율성이 2.8배 이상 높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리벨 칩이 데이터센터나 온프레미스(기업 내 자체 IT 인프라)에서 최상의 생성형 AI 서비스를 제공하며 다양한 서비스를 만들어낼 수 있다"며 "이러한 칩 개발에 있어서 삼성 파운드리의 기술력으로 만들 수 있어서 매우 기쁘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리벨리온' 등 협업과 더불어 국내·외 굴지의 DSP(디자인 솔루션 파트너), EDA(전자 설계 자동화) 기업들과도 오랜 기간 협력해오며 기술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대표적으로 국내 5대 DSP 기업으로 자리잡은 '가온칩스'는 지난 2017년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로부터 시제품 제작을 지원하는 멀티프로젝트웨이퍼(MPW) 협력사로 선정되며 7년간 협업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MPW 서비스를 활용하는 협력사들은 단일 웨이퍼에 여러 종류의 설계를 배치해 테스트할 수 있어 제조 비용을 절감하고 더욱 완성도 높은 반도체를 개발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MPW 서비스 횟수를 전년 대비 10% 증가한 32회까지 늘렸으며, 내년에는 35회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국내 팹리스와 DSP 수요가 많은 4나노 공정에서는 1회 더 추가 운영해 HPC(고성능 컴퓨팅), AI 분야 국내 첨단 반도체 생태계 확대를 적극 지원한다.
![지난 9일 열린 삼성전자 파운드리 포럼에 참석한 협력사 관계자들. [삼성전자 제공=뉴스퀘스트]](https://cdn.newsquest.co.kr/news/photo/202407/227103_122719_5447.jpg)
여기에 삼성전자는 반도체 전 공정을 처리할 수 있는 자사의 인프라를 강점으로 살려 최근 늘어나는 고객사 맞춤형 반도체 수요에 빠르고 유연하게 대응하겠다는 전략이다.
실제 이날 포럼에서는 HBM 등 메모리 사업을 담당하는 최장석 신사업기획팀장(메모리) 상무가 발표에 나서며 삼성전자의 통합 AI 솔루션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최장석 상무는 "인공지능 시대를 맞아 고객사들이 각자의 목적에 맞는 최적의 메모리 솔루션을 요구하고 있다"며 "삼성전자는 범용 제품을 넘어서 다양한 옵션을 제공할 수 있는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최시영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장도 "반도체 산업에서의 핵심 과제는 고성능이면서도 저전력인 반도체를 어떻게 내놓을 수 있느냐에 달려있다"며 "집적회로 설계부터 패키징까지 완벽한 솔루션을 내놓을 수 있는 기업은 삼성전자가 유일하다. 이 같은 장점을 활용해 효율적인 솔루션을 고객사에 제공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SK하이닉스, TSMC와 HBM 공동 대응...HBM·파운드리 선두권 확보 의지 드러내
![김주선 SK하이닉스 AI 인프라 사장. [SK하이닉스 제공=뉴스퀘스트]](https://cdn.newsquest.co.kr/news/photo/202407/227103_122721_5549.png)
SK하이닉스는 파운드리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 1위인 대만의 'TSMC'와의 협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김주선 SK하이닉스 사장은 오는 9월 대만에서 개최되는 '세미콘 타이완' 포럼에서 기조연설을 진행할 예정이다. '세미콘 타이완'은 대만 최대 규모의 반도체 산업 전시회로 글로벌 반도체 재료 및 장비뿐 아니라 관련 기술 등을 폭넓게 소개하고 있다.
이번 포럼에선 양사가 공동 개발중인 6세대 HBM인 HBM4 제품의 소비전력 절감 성과 등에 대한 내용이 다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양사는 지난 4월 HBM4 개발에 협업하기 위한 기술 협력 업무협약(MOU)을 맺은 바 있다.
양사는 SK하이닉스의 HBM과 TSMC의 '칩 온 웨이퍼 온 서브스트레이트(CoWos)' 기술 결합도를 최적화하고, HBM 관련 고객사들의 요청에도 공동 대응하기로 했다.
CoWoS는 TSMC가 특허권을 갖고 있는 고유 공정으로, 인터포저(Interposer)라는 특수 기판 위에 로직 칩인 GPU/xPU와 HBM을 올려 연결하는 패키징 방식이다.
보통 수평(2D) 기판 위에서 로직 칩과 수직 적층(3D)된 HBM이 하나로 결합하는 형태라 2.5D패키징으로도 불린다.
김주선 SK하이닉스 사장(인공지능 인프라 담당)은 “TSMC와의 협업을 통해 최고 성능의 HBM4를 개발하는 것은 물론, 글로벌 고객들과의 개방형 협업에도 속도를 낼 것”이라며 “앞으로 고객맞춤형 메모리 플랫폼 경쟁력을 높여 ‘토털 AI 메모리 프로바이더’의 위상을 확고히 하겠다”고 말했다.
케빈 장 TSMC 수석부사장도 “TSMC와 SK하이닉스는 수 년간 견고한 파트너십을 유지하며 최선단 로직 칩과 HBM을 결합한 세계 최고의 AI 솔루션을 시장에 공급해 왔다”며 “HBM4 에서도 양사는 긴밀하게 협력해 고객의 AI 기반 혁신에 키(Key)가 될 최고의 통합 제품을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선 HBM과 파운드리 분야에서 각각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양사가 경쟁사들의 추격을 뿌리치고 차세대 반도체 시장에서도 확실한 주도권을 잡기 위한 움직임으로 보고 있다.
![최태원 SK 그룹 회장(왼쪽)과 TSMC 웨이저자 회장이 지난달 6일 대만 타이베이 TSMC 본사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SK그룹 제공=뉴스퀘스트]](https://cdn.newsquest.co.kr/news/photo/202407/227103_122720_559.jpg)
실제 지난달에는 최태원 SK 회장이 TSMC 본사를 방문해 웨이저자 TSMC 회장과 만나며 협업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당시 최태원 회장은 "인류에 도움되는 AI 시대 초석을 함께 열어가자"며 HBM 분야에서 SK하이닉스와 TSMC 협력을 강화하는데 뜻을 모았다.
이처럼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협업' 전략이 갈수록 고도화되는 가운데 업계에선 이러한 움직임이 차세대 반도체 기술을 촉진시키며 업황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면서 특정 기업 한 곳에서 물량을 감당하기가 어려워지고 있다"며 "주요 기업들이 협업에 따라 자연스럽게 캐파(생산 설비) 확장도 늘어나면서 업계 전반에도 활력을 불어넣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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