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멕시코·캐나다 25% 관세 부과 시행 한달 유예
한달 후 시행 시 국내 기업의 해외법인 관세 폭탄 우려
국내 25개 대기업 집단, 두 국가서 해외법인 201곳 운영
배터리, 가전제품, 자동차 관련 제품 관세 폭탄 농후
캐나다·멕시코 내 판매 확대, 시장 다변화 전략 필요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캐나다와 멕시코 중국에 대해 관세를 부과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있다.[사진=UPI/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캐나다와 멕시코 중국에 대해 관세를 부과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있다.[사진=UPI/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민우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관세인상' 정책으로 인접국가인 캐나다와 멕시코를 압박 중인 가운데, 두 국가서 운영 중인 국내 기업의 해외법인 수가 200곳을 넘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달뒤로 미뤄진 미국의 관세 인상이 진행될 경우 두 국가서 운영 중인 국내 기업의 해외법인으로선 관세 폭탄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단기간 내 공장 이전이 어려운 만큼 캐나다·멕시코 내에서의 판매 확대와 시장 다변화의 전략이 요구된다고 지적한다.

4일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25개 대기업집단이 멕시코와 캐나다에 세운 해외법인은 총 201곳으로 나타났다.

해외법인 201곳 중 110곳은 캐나다, 91곳은 멕시코에 위치해 있었다.

삼성이 68곳으로 가장 많았고 현대자동차그룹, 한화그룹, LG그룹, 포스코그룹 등도 캐나다와 멕시코에 해외법인을 운영 중이었다. 

삼성은 캐나다에 50곳, 멕시코에 18개 회사를 둔 것으로 확인됐다. 캐나다에선 40곳의 해외법인이 태양광, 풍력, 신재생에너지 관련 사업을 펼치고 있었다. 멕시코에선 제조 생산 관련 법인이 다수 운영되고 있었다.

한국CXO연구소 측은 "캐나다보다는 상대적으로 멕시코에 둔 법인에서 미국 관세의 높은 장벽을 극복해야 하는 것으로 관측됐다"며 "대표적으로 삼성은 멕시코에 전자 및 오디오 제품 등을 생산하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설명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캐나다와 멕시코에 총 28곳의 해외법인을 운영하고 있었다. 16곳은 멕시코, 12곳은 캐나다에 위치해 있으며 현대차, 기아, 현대모비스는 멕시코에서 완성차 및 자동차부품 제조와 판매 사업을 펼쳐나가고 있다.

한화그룹도 멕시코(12곳)와 캐나다(2곳)에서 해외법인을 운영 중이다. 상당수는 태양광 관련 사업을 위한 회사로 나타났다. 일반 제조업 중에서는 멕시코에서 자동차 부품을 생산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LG그룹도 멕시코(8곳)와 캐나타(3곳)에서 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캐나다에는 LG에너지솔루션이 실질 지배하고 있는 ‘Nextstar Energy Inc.’를 통해 자동차전지를 생산하고 있다. 멕시코에는 LG전자가 거느리는 ‘LG Electronics Reynosa S.A. DE C.V.’ 회사에서 전자제품을 생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포스코그룹은 멕시코(6곳)와 캐나다(5곳)에 법인을 세워 사업을 영위 중이다.  대표적으로 멕시코에는 ㈜포스코가 지배하는 ‘POSCO MPPC S.A. de C.V.’社를 통해 철강 사업을 진행 중이고, 캐나다에서는 ㈜포스코퓨처엠가 세운 ‘ULTIUM CAM LIMITED PARTNERSHIP’ 법인에서 양극재 제조 및 판매 사업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아울러 LS그룹에서는 7곳, CJ·GS·넷마블·현대백화점은 각 6곳, SK그룹·네이버·효성은 5곳의 캐나다·멕시코 해외법인을 두고 있었으며 두산그룹·한국앤컴퍼니·에코프로는 3곳으로 나타났다.

이들 그룹 중 멕시코에 제조 생산을 하고 있는 주요 기업에는 ▲LS Cable & System Mexico(전선 제조업, LS그룹) ▲LS EV MEXICO S.A. DE C.V.(전기차 부품 제조업, LS그룹) ▲GST Safety Textiles Mexico S. de R.L. de C.V(에어백 쿠션 및 원단 제조 및 판매업, 효성그룹) 등이 포함됐다. 

캐나다에 생산 공장을 두고 있는 주요 법인 중에는 ▲EcoPro CAM Canada General Partner Inc.(축전지 제조업, 에코프로그룹) ▲EcoPro CAM Canada, L.P.(축전지 제조업, 에코프로그룹) ▲Hyundai L&C Canada Inc.(건축자재 제조 및 판매, 현대백화점그룹) 등으로 조사됐다. 

전문가들은 캐나다와 멕시코에 있는 해외법인이라고 해서 모두 관세 폭탄을 맞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한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두 나라에서 운영 중인 법인 중에서도 현지 공장 등에서 제품을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하는 제조 기업들이 높은 관세의 벽을 직접적으로 극복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며 “국내 주요 대기업 중 이차전지 등의 배터리(Battery)와 가전제품(Electronics), 자동차(Car) 등 이른바 ‘B·E·C’ 관련 제품군에서 관세 폭탄으로 미국 수출 경쟁력에서 일정 부분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농후해졌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관세의 장벽이 높아졌다고 단기간에 미국으로 공장 이전을 하는 것은 쉽지 않기 때문에 해당 국가에서 제품을 생산해 판매를 늘리거나 미국을 제외한 이웃 국가 등으로 시장 다변화를 하는 방식으로 일정 부분 관세 충격파를 줄여나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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